2024/11/10 3

박설호: (5)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17. 자연 주체, 중개된 터전과 그 부호: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자연은 미래의 지평에서 최종적으로 출현하는 역사와 다름이 없다고 말입니다. 오로지 이러한 지평 위에서 미래의 기술이라는 중개 작업이 작동될 수 있습니다. 블로흐는 자연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아직도 모조리 철거하지 않은 건축의 터전으로 이해합니다. 다시 말해 아직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은, 인간의 가옥을 위한 건축 자재들이 바로 자연 주체라는 것입니다. 자연 주체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옥을 축조할 수 있는 구체적 상이며, 어떤 객관적 유토피아의 범례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가옥은 역사 속에 마련될 뿐아니라, 인간 행위의 토대 위에서 건설되는 것은 ..

27 Bloch 저술 2024.11.10

서로박: 샨도르 페퇴피의 시 세계

샨도르 페퇴피 (1823 - 1849)는 26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요절한 헝가리 출신의 혁명 시인입니다. 그는 조국의 독립과 인간 평등을 위해서 1848년 전쟁에 참전하여 장렬히 전사하였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영국의 바이런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페퇴피는 불과 26년의 짤막한 삶을 살다 갔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무려 800편이나 됩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헝가리 사람들은 그의 시를 지금도 애송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헝가리 사람들은 샨도르 페퇴피의 자유로운 정신과 아름다운 문체에 감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세 가지 사항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독일 인종과 슬라브 인종 사이에서 언제나 핍박당하고 살아온 역사적 슬픔, 2. 그들 고유의 ..

22 외국시 2024.11.10

린덴베르크: (2) "Bitte, keine Love Story"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만, 사랑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그런데 사랑은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나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배움은 책을 통해서도, 부모를 통해서도 가능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오로지 실제 현실에서 사랑의 파트너와의 만남을 통해서 배워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로 전개됩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 무렵 비로소 비상을 시작합니다. 진정한 사랑의 깨달음은 체험 이후에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이것이 바로 린덴베르크 노래, "Bitte keine Love Story"의 전언입니다. 대부분 젊은이들은 멋진 이성을 만나 애틋한 사랑을 나누리라고 꿈꿉니다. 이로 인해서 그들은 실제 현실에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8 Lindenberg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