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쿠닌박설호 기특하게도 학문으로세상을 구원하려 하다니자네도 나처럼 거부당한 식객자청해서 지구 반을 돌아서방으로 왔는가서유럽의 개나 소는 자네가무얼 위해서 살아가는지아무런 관심이 없어그저 높새바람으로 인한편두통 걱정만 하지자네를 맞이해주는 건 오직눈밭과 전나무 숲이야그러니 망명의 삶에서눈보라 나무들만 벗 삼게저녁에 시간 남으면TV에서 극동의 소식이나접하게 빛고을 광주의광경을 아 섬뜩한그럼 자네는 깨달을 걸세세상이 과연 어떤 식으로구원되어야 하는지를 .................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울력 2024 수록 시작품은 미하일 바쿠닌(1814 - 1876)의 혀를 빌어 나의 망명을 서술하고 있다. 나는 낯선 곳에서 무얼 하고 살아가는가? 미하일 바쿠닌은 1849년 유럽 혁명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