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계속됩니다.)
나치들은 이른바 광고를 활용함으로써, 그들의 선동 선전 문구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들이 사용하는 광고는 거짓된 화려함의 척도와는 전혀 다르다. 고객들은 거짓된 광고에 속아 넘어가서, 더 이상 환불(還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뒤늦게 열광적으로 물품 구매에 뛰어든다. 실제 상황, 즉 현실의 특징은 고객들을 기만하는 거품 게워내는 허튼소리 앞에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나치들이 행하는 발언은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이론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나치들이 뇌까리는 발언은 사람들이 의식 속의 현실을 뛰어넘고, 올바르게 실천하지 못하도록 눈멀게 하고 눈부시게 만든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현혹되어, 붉은색과 고동색을 오로지 흑백논리로 고찰하게 된다. 사기꾼들이 자신의 직업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말하는 게 참되다고 연속적으로 공언하게 되면, 사람들은 무심결에 참과 거짓에 대해 서서히 둔감해진다. 나치들은 이런 방식으로 모든 진리의 우회로를 지나칠 뿐이다.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과업이 진행되는 동안에 내심 이윤을 추구하려는 기술적 자세에서 한 치도 비켜서지 않는다.
상기한 사항은 이미 언급했듯이 한스 아마데우스 뮌스터의 ”민족의 영향 그리고 모든 시대 모든 민족에 토대를 둔 정신의 민족적 수행에 관한 역사적 내용을 인식하게 하는 일“에 실려 있다. 이에 관해서 우리의 입장을 첨부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여겨진다. 왜냐면 거짓은 순식간에 들통나며, 다시 반복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보통 사람들을 세뇌하는 억압 기제는 역사에서 여러 번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가령 교회와 성당을 생각해 보라. 기독교 교회는 다양한 문화적 시작을 제시했지만, 현실의 근본적 문제를 분명하게 투시하지 못하게 했다. 왜냐면 내세를 강조함으로써, 주어진 현실의 당면한 문제를 가벼운 사항으로 취급하게 했다. 이에 비하면 국가 사회주의는 거짓을 반복해서 드러낸다는 단조로움 때문에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발언들은 어디서 모방한 것이며, 허튼소리는 그 자체 무지를 드러내니까 말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사를 직접 조종하려고 한다. 나치 신문의 편집자들은 직접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면서, 엄청나게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리석은 인간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비참한 삶의 처지를 독일 전체의 터무니없는 상황과 비교하곤 한다. 나치 신문의 편집자들은 명예욕과 절망을 서로 뒤섞으며, 십만 년이 아니라, 천년이라는 세월에 걸쳐서 히틀러가 주창하는 국가 사회주의의 완벽한 승리를 예언한다. 이로써 지상의 천국을 저세상이 아니라, 현세에서 필연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의 꿈을 꾼다. 나치들은 지금 바로 유일하게 굶주림을 해결될 수 있다고 공언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약속의 보따리를 거짓으로 가득 채운다.
그렇기에 ”프랑크푸르트 신문“은 지금까지 낙관주의의 계속 퍼뜨리면서, 국가 사회주의의 찬란한 꿈이 영속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역주) 여기서 말하는 프랑크푸르트 신문은 “프랑크푸트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FAZ” 이전에 간행된 산문이다. 1856년에서 1943년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간행된 유명한 일간지였다. 바로 이 신문의 편집자들은 히틀러를 찬양하는 것보다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동물 애호가인 칼리굴라Caligula 그리고 예술가인 네로Nero를 숭배했다. 신문사 편집자는 괴벨스가 자신의 권능을 휘두르기 전에 이미, 실제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허구적 내용을 그럴듯하게 사실로 보도하곤 하였다. 이는 현재의 관점에 고찰할 때에도 그야말로 소름 끼치게 하는 횡포라고 여겨진다. 신문사 사람들은 처음부터 가짜뉴스와 왜곡 뉴스를 마구잡이로 지어내어 보도하는 방법을 습득해나감으로써 자신을 속이고 급기야는 세상 전체를 기만해 나간다.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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