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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흐: (2) 가짜뉴스와 왜곡뉴스를 생산하는 신문

(앞에서 계속됩니다.) 새 술은 새 부대라고 두 가지 수단이 서로 결착되어 있다. 그 하나는 광고를 통해서 가능하게 된다. 대대적인 광고는 하나의 정책을 중단 없이 밀어붙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된다. 오늘날 의사와 변호사는 국가의 도움 없이 함부로 일할 수 없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은 그야말로 서서히 진척되고, 경쟁은 더욱더 심화하여, 개별적 가정 곳곳으로 침투해 있다. 그렇기에 국가의 수장이 광고를 통해서 개별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활용하는 일은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예컨대 티눈 연고를 판매할 때 사람들은 마치 정부에서 이를 권장하여 놀라운 업적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고객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쏜살같이 약국 앞에 줄을 서곤 한다. 그렇게 되면 무혈(無血) 의사의 이름은 널리..

29 Bloch 번역 2025.01.23

블로흐: (1) 가짜뉴스와 왜곡뉴스를 생산하는 신문

스위스의 극작가, 막스 프리쉬는 신문을 믿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진리는 직접 바라본 무엇이지, 엿듣거나 제삼자로부터 접한 사항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문 역시 엄밀한 의미에서 진실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1930년대 유럽에서 간행된 신문이 어떠한 이유로 가짜뉴스와 왜곡뉴스를 양산해내는지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중앙대 김누리 교수는 현재의 한국 사회를 민주주의가 아니라, 후기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규정했습니다. 사실 한국 사회는 왕권 제도가 사라진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은 초기 자본주의의 삶의 방식을 속속들이 체험하지 못했으며, 의식 속에는 구시대적 식민 사회의 봉건적 수직구도가 아직도 부분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파시즘의 위험성을 망각해서는 ..

29 Bloch 번역 2025.01.23

(명시 소개) 홍성란의 '소풍'

소풍홍성란  여기서 저만치가 인생이다 저만치, 비탈 아래 가는 버스멀리 환한복사꽃 꽃 두고아무렇지 않게 곁에 자는 봉분 하나 (시조집: 바람의 머리카락, 고요아침에서)     생 (生)이 그저 아름다운 소풍으로 이어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삶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리라. 옛날 같으면 삼시세끼 걸르지 않는 것도 힘들었다고. 대부분 무지렁이로 태어나 빈손으로 무언가 움직이며 일해야 그저 밥 한 그릇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요즈음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금수저는 드물고, 흙수저는 많다. 그렇지만 요즈음이라고 해서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다. 끼니 걱정은 아니 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욕 먹지 않고, 자존심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가기란 너무나 힘이 드니까 말이다. 최소한의 스트레..

19 한국 문학 2025.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