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근대불문헌

서로박: 발자크의 '창녀의 영광과 몰락' (2)

필자 (匹子) 2018. 8. 19. 10:12

5. 뤼시앙의 사적인 사랑의 행복 그리고 누신젠 남작: 그렇다면 자크 콜린은 어떻게 뤼시앙을 도와줄까요? 그는 아름다운 창녀 에스터에게 접근합니다. 더 이상 돈 걱정하지 않고, 멋진 사내와 살림을 차리게 해주겠다고 에스터를 꼬드긴 다음에, 그미로 하여금 어느 사원에서 특별 수업을 받게 합니다. 이는 상류사회의 예절과 관련되는 것이었습니다. 뒤이어 그는 사원 근처에 사치스러운 신방을 꾸밉니다. 뤼시앙과 에스터는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자크 콜린의 신중한 배려와 조처로 인하여 뤼시앙은 수년 동안 에스터와 비밀스럽게 사랑을 나누면서 편안하게 지냅니다.

 

가난한 시인, 뤼시앙은 지금까지 굶주림을 참으면서 비참한 다락방에서 휘황찬란한 삶을 꿈꾸어왔습니다. 이제는 아무런 물질적 근심 없이 에스터와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이전에 꿈꾸던 갈망이 모조리 성취된 것과 같은 행복함에 젖어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인 사랑의 행복은 1829년의 시점에 이르러 어떤 지극히 우연적인 사건에 의해서 여지없이 깨지고 맙니다. 파리의 부유한 은행가, 누신젠 남작이 두 사람의 사적인 삶을 방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누신젠 남작은 지금까지 자신의 은행이 파산했다고 거짓말을 퍼뜨려서, 평가 절하된 돈을 구매하여 더러운 돈을 악착같이 모은 갑부인데, 발자크의 또 다른 소설 누신젠 일가La maison Nucingen에서 자세히 묘사되고 있습니다.

 

6. 에스터, 누신젠 남작 그리고 계략: 어느 날 밤에 누신젠 남작은 우연히 길가에서 에스터를 바라보게 됩니다. 마차를 타고 가던 에스터의 고운 자태에 그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은 이전에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로써 그의 가슴에는 난생 처음으로 사랑의 불꽃이 타오릅니다. 남작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마차 속의 여인을 만나려고 합니다. 에스터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사내가 있어서 불안하다고 뤼시앙에게 털어놓습니다. 자크 콜린은 이 말을 듣고 돈을 갈취할 계획을 세웁니다. 사랑의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으로부터 어떻게 단물을 빨아먹을 수 있는지 그는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크 콜린은 이번에는 에스터를 이용하여 어떻게 해서든 누신젠 남작의 돈을 갈취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뤼시앙이 나중에 막강한 재력으로써 못생겼지만 막강한 권력자의 딸인 클로틸드 그랑리외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다른 한편 누신젠 남작 역시 그냥 앉아서 호락호락 당하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비밀경찰, 코랭탱을 비밀리에 고용하여 자신의 재산을 노리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라고 지시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발자크의 비밀스러운 사건Une tenebreuse affaire(1841)에서 자세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Bildergebnis für splendeurs et misères des courtisanes

 

7. 에스터, 자살한 다음에 유산을 증여받게 되다.: 경찰 앞잡이로 일하는 코랭탱은 에스터를 배후를 조사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그미의 배후에 뤼시앙 그리고 사악한 자크 콜린이 술수를 부리고 있음을 간파합니다. 그리하여 뤼시앙은 그랑리외 공작의 집에 얼쩡거리다가 당국에 고발당합니다. 경찰 역시 서서히 수도원장 카를로스 에레라와 그의 비밀스러운 제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에스터에게 있었습니다. 그미는 자크 콜린이 시키는 대로 누신젠 남작을 유혹해야 하지만, 더 이상 몸을 팔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정인, 뤼시앙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게 되었는데, 갑자기 남작에게 몸을 팔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던 것입니다. 자크 콜린이 채권 증서로 자신을 협박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자신이 매춘으로 돈을 벌어야, 사랑하는 뤼시앙이 클로틸드 그랑리외와의 결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미를 더욱더 가슴 아프게 만듭니다.

 

일단 에스터는 남작을 만나서 호화로운 저택을 자신에게 주어야 몸을 허락하겠다고 말합니다. 누신젠 남작은 에스터가 원하는 대로 호화로운 저택을 건립하게 합니다. 저택의 축성식이 거행된 직후에 에스터는, 아뿔싸, 독약을 들이키며 자살하고 맙니다. 우리를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다음의 사항이었습니다. 왕년에 홍등가의 손님이었던 부유한 투기꾼, 곱세크라는 사람이 사망했는데, 죽기 전에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유언장에 남겼습니다. 유언장에는 그의 전 재산, 칠백만 프랑을 에스터에게 증여하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만약 에스터가 사전에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독약을 들이키지 않았을 것입니다.

 

8. 뤼시앙과 자크 콜린, 살인과 절도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다.: 루신젠 남작은 에스터의 죽음에 화들짝 놀랍니다. 그는 지금까지 아무런 영문을 모른 채 호화 저택을 건축함으로써 에스터를 자신의 애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에스터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되자, 남작의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에 남작은 그미의 방에서 채권 증서 묶음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며칠 전에 자신의 집에서 도둑맞은 거액의 채권 증서였습니다. 이때 누신젠 남작은 가련한 에스터가 두 남자에 의해 협박당하다가, 채권 증서를 훔쳐간 게 틀림없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코랭탱을 통해서 뤼시앙과 자크 콜린을 에스터의 살인범으로 그리고 절도의 주범으로 당국에 고발하게 합니다. 이로 인하여 뤼시앙 그리고 자크 콜린은 파리 경찰에 파리 감옥의 독방에 수감됩니다.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