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조형 예술

서로박: 망각의 대상으로서의 이카로스 (1)

필자 (匹子) 2021. 6. 28. 10:51

이카로스의 문학적 모티프를 고려할 때 네덜란드의 화가 피터 브뢰헬 Pieter Breughel의 유화 작품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후세의 시인들에게 어떤 놀라운 집필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리 말하자면 끔찍한 파국 그리고 세상의 냉담성 사이의 위화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브뢰헬은 1555년에서 1560년 사이에 「이카로스의 추락」이라는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작품의 복사본은 현재 브뤼셀에 있는 ‘왕실 조형예술 박물관 Musée Royaux des Beaux-Art’에 보관되어 있으며, 원본은 미국의 뉴욕에 있는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네덜란드 작가 피터 브뢰헬 (1525 - 1569)의 "이카로스의 추락"이라는 그림입니다.

질문 1: 등장 인물은 몇 사람인가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질문 2: 어째서 브뢰헬의 등장 인물은 이카로스가 추락하는데도 (오른쪽 하단) 생업에 몰두하고 있습니까?

질문 4: 오른쪽 하단에는 자고새가 날개를 펄럭이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질문 3: 그림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날지 못하는 날짐승 - 비운의 천재 소년 페르딕스 (탈로스)가 아테네 여신의 도움으로 새로 환생하였다. 서양문학에서 자고는 자유를 잃은 천재 작가로 비유되곤 하였다.

 

브뢰헬의 그림은 일견 평화로운 전원적 모습을 재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태양이 가라앉는 것으로 미루어 저녁시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카로스가 추락한 시각이 저녁시간이란 말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신화에 의하면 이카로스는 태양이 떠 있는 하늘 위로 비상하다가, 밀랍이 녹아서 바다로 추락하였습니다. 왼쪽 뒷부분에는 해안 도시가 보이고, 바다에는 범선이 떠 있습니다. 작품의 전경에는 세 명의 인물이 제각기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에는 어부가 낚싯줄을 던지고 있습니다. 양치는 목자는 막대기를 짚은 채 멍하니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림 앞부분에서는 농부 한 사람이 밭을 경작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어부와 배 사이에는 바다 속으로 추락한 누군가의 다리가 보입니다. 문제는 세 사람 가운데 어느 누구도 추락하는 이카로스를 예의 주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부, 목자 그리고 농부는 과연 추락하는 이카로스를 보지 못하고, 그의 단말마적인 외침을 듣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브뢰헬은 그렇지 않다고 묘사하였습니다. 오로지 관목 사이에 숨어 있는 자고 한 마리만이 이카로스를 예의 주시할 뿐입니다.

 

세상에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사람들은 이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바위 위에는 칼집 속의 칼 그리고 돈주머니가 걸려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화가는 ‘장검과 금은 영리한 손을 요구한다.’ 라든가 ‘돌 위에 씨 뿌리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등의 격언을 이카로스와 관련시키려고 했는지 모릅니다. 경작하는 말 馬의 윗부분에는 숲이 그려져 있는데, 거기에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농부가 끔찍한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일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상기한 내용을 고려할 때, 그림이 가리키는 바는 자명합니다. 이카로스의 행위는 브뢰헬에 의하면 무의미하고, 바보스러운 짓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브뢰겔은 이카로스를 비이성적인 ‘바보’로 이해하였습니다. 나중에 누군가가 브뢰헬의 그림을 복사하여, 하늘 위에다 날고 있는 다이달로스를 그려놓았습니다. 아마도 하늘을 바라보는 목자의 눈길을 의식해서 누군가 비행하는 다이달로스를 그림에다 몰래 덧칠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복사본 역시 이카로스의 추락에 대한 부정적 의미 부여를 수정할 수는 없습니다.

 

 

브뤼셀의 박물관에 전시된 브뢰헬 그림의 복사본입니다. 윗 부분의 오리지날 그림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