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9

서로박: (2) 브란첸발히의 '에갈리아의 딸들'

1. 역지사지, 관점 바꾸어 생각하기: 게자 로하임Géza Róheim은 수강생들에게 자주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어떤 발언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려고 할 때, 입장을 바꾸어, 즉 반대의 관점에서 그게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세요.” 그는 성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람에게 항상 다음과 같이 언질을 주었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되고, 여자는 남자가 되어 역지사지의 자세로 숙고해보라고 말입니다. 로하임의 강의를 듣던 제자들은 먼 훗날 젠더의 한계를 뛰어넘는 문학 작품을 창조하려 했습니다. 예술작품을 통해서 남성중심주의의 사회를 정반대의 가상 사회로 환치시키려고 시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성과 젠더를 정반대의 관점에서 20페이지를 집필하는 동안 그들은 이러한 노력이 재미없다는 것을 절감하곤 했습니다..

39 북구문헌 2024.01.03

잉고 슐체: 약탈당하는 사회에 대항하여 (1)

아래의 글은 독일의 작가 잉고 슐체의 외환 위기에 관한 칼럼인데, 2012년 1월 12일 남독 신문에 실린 바 있다. 이글을 읽으면 우리는 2022년 현재의 독일의 상황 그리고 현재의 남한의 정치 경제적 정황을 유추하게 될 것이다. ................................ 지식인들은 침묵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들리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른바 첨단을 걸어가는 사상가들에게서도 들을 게 없다. 약간 놀라운 빛이 여기저기서 간헐적으로 비치지만, 다시 그 빛은 사라진다. 이익은 사유화되고, 손해는 사회화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되는 예를 들고 싶을 정도이다. 만약 우리는 매일 미친 사건들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서서히 병들거나 비이상적인 상태로 빠지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

13 독일 문화 2022.07.01

(단상. 533) 검수완박은 정쟁이 아니다.

베르길리우스: "로마를 건립하는 것은 그렇게 힘든 작업이었구나 Tantare molis erat Romanam condere gentem." (아이네이스, 제 1권 33행)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김수영 「푸른 하늘을」 일부) "민주주의는 하나의 모래성과 같다. 지을 때는 정밀한 자세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자유 민주주의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필자) .............................. 2022년 4월 16일 경향신문 사설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국회의원들은 민생 문제를 도외시하고 검수완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3 내 단상 2022.04.17

서로박: 우크라이나 전쟁과 우리의 평화

1. 힘 빠지게 하는 전쟁의 소식,: 나라와 나라 사이의 갈등을 접할 때 지식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눈앞의 무력적인 대결 구도를 완화시키고 파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일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오로지 전쟁 이전에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전쟁이 발발하면, 사람들은 이성을 잃게 되고, 남는 것은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일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크리스타 볼프는 전쟁 그리고 전쟁 이전의 시기 Krieg und Vorkrieg를 구분한 바 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지역을 침공했을 때 필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뒤이어 순간적으로 맥이 빠졌습니다. 간접적으로 접했던 처절한 전투, 살육과 아비규환의 장면들이 실제 현실에서 나타날 것..

2 나의 글 2022.03.09

(단상. 524) 자과부지 그리고 세뇌

심리적으로 문제를 지닌 인간은 마치 호두와 같이 꽉 막힌 인간이다. 그들의 사고는 마치 콘크리트와 같아서 스스로를 비판하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달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은 얼마나 유연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인가? 아니면 견해 차이를 인정하고 두 개의 서로 다른 견해를 그냥 존중하는가? 사실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해야 하지만, 사람에 관해서는 일일삼성해야 하지 않을까? 각설, 하나를 알고 모든 것을 꿰뚫으려면 자신의 편견을 일차적으로 투시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중국인들 가운데 푸틴의 연설을 듣고 눈물까지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도 평소에 미국과 나토의 팽창 전략이 그들을 분노하게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탱크를 몰고 다른 나라..

3 내 단상 2022.03.01

우크라이나 소식 (2022년 2월 26일 )

러시아 군대와 벨라루시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이 지나가고 있다. 도시는 공습으로 파괴되고, 사람들은 지하철 그리고 외곽으로 피신하고 있다. 민간인 사망자도 수 백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독재자 푸틴은 어떻게 해서든 수도 키예프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의 정치가 그리고 장성들의 무릎을 꿇리려고 한다. 푸틴은 키예프를 장악하는 데 48시간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첼렌스키는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러시아의 군인들의 사망자 수도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방송 보도에 의하면 2800 명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러시아 군대는 며칠만 지나면 아마도 승리를 구가할 것이다. 모스크바에서도 전쟁 반대의 데모가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푸..

3 내 단상 2022.02.26

푸틴, 자신의 묘혈을 파는 불쌍한 독재자

드디어 푸틴이 동부 우크라이나를 집어삼키려는 의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곡창 지역이라, 식량이 풍부하고,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외교적으로 서남부 방향으로 진출하기에 적합한 지역입니다. 사실 러시아는 2015년에 크림반도를 합병시킨 다음에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을 야금야금 복속시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습니다. 맨 처음 시도한 것은 유럽 여러 나라와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경제 협정이었습니다. 러시아가 경제적인 문제로 서방의 목을 조이면, 동부 우크라이나는 이전의 크림 반도의 합병 당시만큼 수월하게 러시아에 복속되리라고 푸틴은 진단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나토의 국가들이 이를 제재하자, 푸틴은 지금까지 회담을 진척 시켰지만, 애초에 타협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사실 러..

2 나의 글 2022.02.22

(단상. 516) 우크라이나, 푸틴, 중국 그리고 한반도

신 냉전의 시대에 브레진스키의 “거대한 체스 판”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가급적이면 빠른 시기에 우크라이나를 합병하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쪽에 마치 도마뱀 꼬리처럼 붙어 있는 반도인데, 2014년에 러시아에 편입되었다. 말하자면 우크라이나는 동쪽과 남쪽으로부터 러시아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고찰할 때 푸틴은 크림반도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를 차지해야만 부동항 세바스토플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광활한 땅을 차지하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부동항을 필요로 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1867년 알래스카를 미국에게 헐값에 팔아먹은 뒤에 소련 권력자들은 땅을 치며 후회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3 내 단상 2022.01.17

(단상. 438) 시리아의 난민촌 아이들

시리아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간헐적으로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우리의 관심은 오로지 "마스크 구입"으로 향하고 있다. 그래도 필자는 명저는 외면하더라도, 세계정세에 관한 관심만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도 아사드 그리고 반군은 서로 피 터지게 싸우고 있다. 두 세력 사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해도, 양보도 없다. 상대방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전투를 치르는데, 안타까운 것은 두 세력 사이의 항복 선언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시리아 전쟁에 음으로 양으로 관여하는 자는 이웃 나라들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수미일관 아사드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는 지속적으로 시리아 반군을 군사적으로 돕고 있다. 두 개로 나누어진 세력의 갈등은 정치적 이해관..

3 내 단상 20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