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12

서로박: B. 슈미트의 '고향의 저편에서'

다음의 글은 블로흐의 제자, 부르크하르트의 책, "고향의 저편에서. 파괴성 속에 주도적으로 자리한, 유토피아에 적대적인 입장에 반대하면서 Am Jenseits zu Heimat. Gegen die herrschende Utopiefeindlichkeit im Dekonstruktiven." (1994)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오늘날의 유토피아의 사고가 어떠한 기능을 지니는지, 그리고 현대의 디지털 기술 메커니즘의 사회에서 유토피아가 과연 어떠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은 1988년에 간행된 것으로서, 다른 글을 통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고, 여기서는 두 번째 문헌만을 고려하기로 한다. 『고향의 저편에서』는 후기 산업 사회에서의 유토..

23 철학 이론 2024.04.03

박설호: (3) 미셸 투르니에의 "동방박사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헨리 반 다이크의 네 번째 동방박사: 미셸 투르니에는 집필 중에 두 편의 작품을 참고했다고 술회했습니다. 그 하나는 미국의 소설가 헨리 반 다이크 (Henry van Dyke, 1852 – 1933)의 「다른 현자의 이야기The Story of the Other Wise Man」 (1996)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세 명의 동방박사를 거론하지만, 사실은 네 명이라고 합니다. 반 다이크는 짤막한 단편 소설을 통해서 세인에게 전해지던 네 번째 동방박사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아르타반이라는 이름의 동방박사는 뒤늦게 예루살렘으로 떠나게 됩니다. 아기 예수를 위해서 아르타반은 홍옥, 청옥 그리고 진주를 선물로 준비합니다. 그런데 도중에 불행한 사람을 만나, 그를 도와주느라..

33 현대불문헌 2023.04.04

서로박: 푸코의 "광기와 비-이성"

1. 일단 푸코의 문헌에 관해서 가급적이면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고 일단 요약해보기로 한다. 미셸 푸코 (M. Foucault, 1926 - 1984)의 "광기와 비이성 (Folie et déraison)"은 1961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푸코는 초기 저작물인 본서에서 프랑스를 예로 들면서, 이른바 한계 경험에 관한 어떤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레비스트로스와 관련하여 그는 특정한 사회가 다른 특정한 사회와 어떻게 다르며, 이러한 다른 점이 어떻게 하나의 고유한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 차단 메커니즘을 규정짓는 시스템 가운데에서 푸코는 “정상적”인 것과 “병적”인 것이라는 대립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푸코의 문화사적 서술에서 “광기”는 하나의 일원적 연구 대상으로서 ..

23 철학 이론 2023.02.18

서로박: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미셸 푸코는 인간 주체가 여러 사회적 국가적 기관에 의해 어떻게 이용당하고 자신의 고유한 자유를 구속당했는가를 추적해 왔다. 개인의 권리가 국가 기관에 의해 우롱당하고 억압당하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나타난 바 있다. 푸코의 관심사는 특히 감옥, 성의 억압, 거대한 힘으로 작용하는 지식 등으로 향하고 있다. 그 까닭은 감옥이야말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족쇄로서, 그 자체 인간의 사회적 삶에서 추악하게 작용하는 도구적 이성의 횡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푸코의 견해는 『계몽의 변증법』에 서술된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입장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일단 지식과 권력에 관한 이론을 살펴보기로 하자. 지식과 권력은 푸코에 의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세력으로 역사 속에서 기능하는 무엇들이다. 권력은..

26 유토피아 2023.01.28

서로박: 푸코의 '성의 역사' (3)

10. 고대 그리스인들의 성: 마지막으로 『성의 역사』 제 4권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철학자는 초기 기독교의 성의 윤리를 중점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적 갈망에 대한 해석과 관련되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17세기 이래로 성은 수많은 발언을 낳게 하였으며, 지식의 물신 숭배적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1984년에 푸코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 문제를 논의할 때 개개인에게 유효한 어떤 방법론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과연 쾌락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하고 묻습니다. 뒤이어 푸코는 고대 사회로 자신의 시각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에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의 성적 향유를 즐겼습니다. 그들의 육체와 사랑에 관한 자극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조..

33 현대불문헌 2022.06.17

서로박: 푸코의 '성의 역사' (2)

5. 권력의 차원에서 이해되는 성: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성을 활용할 수 있는 권력의 전략을 세워나가는데, 이에 대한 전제조건이 서서히 실제 현실에서 관철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전략의 접점으로서 가족이라는 체제를 고찰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체제를 통해서 가족 구성원들의 성을 억압하거나, 그들의 성을 향유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가부장주의의 기본적 토대가 은밀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이라는 체제는 18세기 중엽부터 새로운 권력 유형을 도입하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생물학은 그 자체 성을 조절할 수 있는 권력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를테면 생물학적 권력은 현대에 이르러 인구 조절이라든가 육체와 관련되는 제반 정책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

33 현대불문헌 2022.06.17

서로박: 푸코의 '성의 역사' (1)

“윤리는 하나의 검투장이다,” (푸코) 1. 『성의 역사é 제 4권이 간행되다.: 1918년 초에 드디어 놀라운 책이 간행되었습니다. 그것은 미셀 푸코의 『성의 역사Histoire de la sexualité』 제 4권, 『육체의 고백Les aveux de la chair』을 가리킵니다. 이 책은 푸코가 1984년 58세로 사망한 지 34년 만에 처음으로 파리에서 간행된 책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성의 역사Histoire de la Sexualité』를 살펴보는 것은 뜻 깊은 일일 것 같습니다. 『성의 역사』는 세 권의 분량으로 거의 6년의 간격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제 1권 『앎을 위한 의지La volonté de savoir』는 1976년에, 제 2권 『쾌락의 활용L'usage des plaisirs』..

33 현대불문헌 2022.06.17

이르글의 문학세계

친애하는 I, 오늘은 라인하르트 이르글의 문학 그리고 그의 장편 소설,『미완성의 사람들 Die Unvollendeten』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라인하르트 이르글은 전환기 이후에 기성 작가의 반열에 오른 늦깎이의 작가입니다. 그가 2010년에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줍니다. 이르글은 1953년에 동베를린 근교에서 자라났으므로, 구동독 출신의 작가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문학이 아니라, 전자공학을 전공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르글은 1978년에 이르러, 전자 공학을 그만두고, 베를린 인민극단에서 조명 기사로서 일하면서 습작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조언을 전한 선배 작가는 다름 아니라 하이너 뮐러 Heiner Mül..

48 최신독문헌 2021.12.16

서로박: 웰스의 모던 유토피아 (5)

27. 세계 국가의 문제점 (1): 웰스는 19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강성해지는 국가의 시스템에 관해서 깊이 숙고하였습니다. 나아가 자본주의의 경제 질서가 힘 있는 국가의 가장 절친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간파하였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막강한 국가 체제는 수틀릴 경우 얼마든지 사악한 엘리트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 있으며, 끔찍한 폭력으로써 인류를 말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웰스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에 이러한 우려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결국 그로 하여금 『모던 유토피아』를 설계하게 하였습니다. 이 작품에는 웰스가 추구하는 거대한 세계국가의 모습이 문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국가는 무조건 훌륭한 국가의 모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국가는 무제한..

36 현대영문헌 2021.09.13

미셸 푸코

친애하는 Y, 당신은 푸코에 관해서 간략하게 언급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푸코는 역사에 자신의 연구 방향을 설정하면서 지식의 질서가 어떠한 형태를 드러내는가? 그리고 지식의 영속적인 대상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여겼습니다. 비록 구조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푸코는 구조의 우주적 특성을 내지 구조의 초시대성을 누구보다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로써 푸코는 역사적 흐름의 비영속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프랑스 철학자들 가운데에서 미셸 푸코야 말로 가장 이질적인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식의 고고학"에서 푸코는 담론의 실제에 관한 제반 문제를 탐구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한 시대에 제기되는 어떤 언술의 공감대를 규정하는 것들로서 규정되는 인식의 ..

23 철학 이론 2020.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