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클레스 14

(명시 소개) (4) 타향에서 고향 찾기, 이교상의 연작시 "담양에서 쓰는 편지"

(앞에서 계속됩니다.) 6. 고향의 심리적 의미 (자아) 너: 세 번째 주제인 고향의 심리적 의미 역시 상기한 사항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인의 자세 내지는 사명일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을 통해서 “댓잎”과 같은 삶의 자세를 견지해 나가는 일일 것입니다. 시인은 단양 지역의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고, 시 창작을 통해서 자신이 왜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너: “말의 거품”을 가려내고, “헛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은 말하자면 창작 행위를 통해서 실현된 셈이네요? 나: 네, 젊은 시절에 시인은 가난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안데르센의 동화에 등장하는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시 창작을 통해서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

19 한국 문학 2022.07.08

(단상. 533) 시인은 당대에 무명이다

카를 슈피츠베크의 "가난한 시인"이라는 유화 작품이다. 시인은 비 새는 다락방에 머물면서 우산을 쓰며 살아간다. 1. 예술에 있어서 당락은 의미가 없다. 예술 작품은 상대적으로 평가될 수 없다. 낙선작이 당선작보다 더 나을 수 있다. 2.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기원전 427년에 디오니소스 연극 축제에서 수상작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당시 수상작은 필로클레스의 "아이스킬로스의 조카"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수상작은 잊혀졌고, 소포클레스의 작품은 후세에 명작으로 회자되었다. 3. 두보는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 후원자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야 했다. 그의 명성은 그가 죽은 뒤에 알려졌다. 이태백과 쌍벽을 이루는 시인이라고. 4. 시인 횔덜린은 30년 넘게 튀빙겐의 어느 탑에서 칩거하면서 살았다. ..

3 내 단상 2022.05.06

정여울: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

소설가 정여울 선생님의 글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를 한겨레 신문에서 퍼 왔습니다. 그냥 읽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많은 참고를 바랍니다. ....................... 문학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소설 속에? 시 속에? 혹은 작가나 독자에게?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이다’라는 모든 편견을 내려놓고 바라보면, 문학은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문학은 책이나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소나 습기처럼 세상 모든 곳에 흩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문학의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우리가 언어를 통해 느끼는 감동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모든 곳에 문학은 있다. 예컨대 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창작자 중에서도, ‘이토록 문학적인 아티스트가 있다니!..

2a 남의 글 2022.05.05

서로박: 뮐러의 "아이아스" (초록)

1. 뮐러가 장시 몸젠의 블록 그리고 이를테면 아이아스를 집필하게 된 게기 하이너 뮐러는 통일된 독일에서 한 편의 극작품도 집필하지 않았습니다. 집필하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주위의 여건이 참담했습니다. 독일이 통일된 다음부터 서독의 문화계는 동독 작가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보냈습니다. 서독의 문화계 사람들은 오히려 구동독을 떠나지 않은 작가, 이를테면 크리스타 볼프, 하이너 뮐러, 그리고 폴커 브라운 등으로 향해서 비판의 화살을 지속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를테면 볼프, 뮐러 그리고 브라운 등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독서 국가 der künstlich gemachte Lesestaat”인 동독에서 특권을 누리면서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동독 문학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동서독이 통일..

45 동독문학 2022.01.20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1)

(1) 위대한 명작은 끝없는 집필과 퇴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친애하는 K, 독일 최대의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 (1770 - 1843)의 소설, "히페리온"은 1797년에서 1799에 두 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초고는 이미 1792년에 집필되었는데, 현재 유실되고 없습니다. 1794년에 시인은 발터스하우젠의 칼프 부인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습니다. 이때 시인은 「히페리온에 관한 단편」 [1]을 집필하여, 실러 (Schiller)의 잡지, "탈리아 Thalia"에 간행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횔덜린의 작품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795년 여름에 코타 출판사는 시인에게 100 굴덴을 지급하고 본격적 집필을 종용하였지요. 그리하여 횔덜린은 「휘페리온 운문 판」 ..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이피게니에"

친애하는 P, 오늘은 에우리피데스 (BC. 484 - 406)의 극작품 하나를 살펴보기로 합시다. 에우리피데스는 아이스킬로스 그리고 소포클레스에 비해서 신의 권능 및 이로 인한 인간의 비극적 숙명 등으로부터 멀어져 있었습니다. 나아가 그는 비교적 인간적 영욕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우리피데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들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가 특히 여성들에 대해 동정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특징적입니다. “타우리스 섬의 이피게니에”는 후세에 라신 (Racine), 괴테 (Goethe)의 작품에 의해서 더욱더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언제 탄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창작 동기라든가 연극의 구조 등을 감안하여 작품의 집필 시기..

37 고대 문헌 2021.08.19

서로박: 입센의 유령 (1)

(1) 입센, 병든 사회의 신랄한 비판가: 친애하는 K, 다시 헨릭 입센 (Henrik Ibsen, 1828 - 1906)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병든 유럽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묘파한 극작가로서 우리는 입센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가부장적 남성 사회를 “인형의 집”으로 규정하고, 이에 저항하는 여성상, 노라를 창조한 자는 입센입니다. 이성 그리고 감성의 극렬한 균열로 인하여 세계 곳곳을 방황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페르 귄트를 묘사한 자 역시 입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잘 모릅니다. 즉 강제적 성윤리에 바탕을 둔 시민주의 가정의 질서를 철저히 고수하다가 몰락을 맞이하는 여성상을 창조한 작가 역시 입센이라는 사항 말입니다. 이를테면 극작품 “유령 (Gengange..

39 북구문헌 2021.08.10

서로박: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2)

친애하는 L, 작품의 전개 과정을 고찰하면 “오이디푸스 왕”은 범죄 문학의 어떤 유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오이디푸스 왕”은 서양의 범죄 문학의 유형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존재와 가상의 현실을 교차시키기 때문이지요. 비밀스러운 관련성을 도입하여 극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 왕”은 분석극의 원조에 해당합니다. 등장인물 뿐 아니라 전개 과정에서도 소포클레스의 아이러니가 온통 배여 있습니다. 가령 맨 처음 도시에는 전염병이 창궐하지만, 왕인 오이디푸스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도시 테베는 건강해지지만, 정작 지배자는 몰락을 맞이하며, 도시를 떠납니다. 말하자면 의사이자 조력자로 살아온 인간이 어떤 의사 내지 조력자를 필요로 하는 그러한 신세로 전락한 ..

37 고대 문헌 2021.06.09

서로박: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1)

친애하는 L, 당신은 오이디푸스의 처지를 과히 짐작할 수 있을까요? 견뎌내기에는 너무나 기구한 운명의 사슬입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몰래 친아버지를 죽이고, 자신도 모르게 친어머니와 결혼합니다. 소포클레스의 가장 위대한 작품 가운데 하나인 “오이디푸스 왕”은 기원전 425년에서 420년 사이에 씌어졌다고 전해집니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부모는 신탁의 예언을 접합니다. 즉 오이디푸스는 끔찍한 재앙을 맞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린 아이, 오이디푸스는 다른 곳에 버려집니다. 주인공은 장성한 다음에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의 친아버지를 살해한 뒤에 자신의 어머니와 살을 섞습니다. 그리하여 딸 안티고네가 태어납니다. 안티고네는 자신의 딸이자 여동생이기도 하지요. 오이디푸스에 관한 이야기는 세 명의 ..

37 고대 문헌 2021.06.09

서로박: 랑크의 '문학과 전설에 나타난 근친상간 모티프'

오토 랑크 (1884 - 1939)는 "문학과 전설에 나타난 근친상간 모티브 (Das Inzest-Motiv in Dichtung und Sage)"를 1912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발표하였다. 이 문헌의 집필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을 통하여 랑크는 프로이트 제자 가운데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재능있는 사람으로 손꼽히게 된다. 특히 아주 방대한 서문에서 랑크는 근친상간 모티브의 편재론 (遍在論)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고대 그리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로부터 현재 리햐르트 바그너의 오페라에 이르기 까지의 많은 자료들이 실증주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로써 랑크는 정신 분석학에 근거한 문학 예술 심리학의 프로그램을 위한 기념비적인 작업을 완성시킨 셈이다. 비록 (등장 인물의 분..

5 사회심리론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