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33) 시인은 당대에 무명이다

필자 (匹子) 2022. 5. 6. 11:44

카를 슈피츠베크의 "가난한 시인"이라는 유화 작품이다. 시인은 비 새는 다락방에 머물면서 우산을 쓰며 살아간다.

 

1.

예술에 있어서 당락은 의미가 없다. 예술 작품은 상대적으로 평가될 수 없다. 낙선작이 당선작보다 더 나을 수 있다.

 

2.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기원전 427년에 디오니소스 연극 축제에서 수상작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당시 수상작은 필로클레스의 "아이스킬로스의 조카"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수상작은 잊혀졌고, 소포클레스의 작품은 후세에 명작으로 회자되었다.

 

3.

두보는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 후원자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야 했다. 그의 명성은 그가 죽은 뒤에 알려졌다. 이태백과 쌍벽을 이루는 시인이라고.

 

4.

시인 횔덜린은 30년 넘게 튀빙겐의 어느 탑에서 칩거하면서 살았다. 생전에 발표된 시집은 단 한 권, 그것도 친구가 간행해준 것이었다.

 

5.

바둑 기사 이창호는 이기고 지는 것보다 가장 좋은 기보를 남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둑 기사는 엄청난 상금을 받지만, 시인에게는 그런 혜택이 없다.

 

6.

사회, 국가가 예술가들을 돕지 않는다면, 개개인이 그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재벌들은 학자와 예술가를 멀리하고, 권력자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7.

시인들은 대체로 부자로부터 직접 생활비 받기를 원치 않는다, 최소한 독지가가 그들의 작품집을 간행하도록 도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8.

많은 출판사 사장이 수 만권의 재고 서적들이 보관된 창고의 비용 내지 밀린 빚을 값지 못해서 야반도주하는 나라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