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시히 8

(명저) 노영돈, 류신 외: 독일 신세대 문학

노영돈, 류신 외: 독일 신세대 문학, 민음사 2013 이 책은 1990년 이후 독일 문학계의 지형 변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지은이 (노영돈,류신,박희경,배기정,이영기)들은 독일 신세대 작가들의 문학적 경향을 천착하고 있다. 동독문학에 대한 냉정한 평가 그리고 독문학 연구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진작가들의 문학적 경향을 다루고 있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연구된 바 없다.  카렌 두베,유디트 헤르만,크리스티안 크라흐트,벤야민 폰 슈투크라트바레마르셀 바이어,다니엘 켈만토마스 브루시히,예니 에르펜베크,잉고 슐체 등

1 알림 (명저) 2024.07.01

서로박: 토마스 브루시히의 우리 같은 영웅들

친애하는 H, 브루시히는 이 작품에서 30대 중반에 해당되는 남자, 울츠트를 등장시킵니다. 구동독이라는 나라 자체가 주인공에 의하면 패러디의 대상입니다. 클라우스 울츠트는 -50년대 이후에 태어난 구동독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는데- 사회주의 운동에 관해 어떠한 관심도 표명하지 않습니다. 가령 맑스는 주인공에게는 10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이고, 엥겔스는 5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일뿐입니다. 주인공의 톤은 스페인의 악한 소설을 연상시킬 정도로 유머러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 소설을 (상기한 두 편의 작품과는 달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칭 미래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클라우스 울츠트는 1968년 8월 소련군의 탱크가 프라하로 진군할 때 거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소..

45 동독문학 2021.12.26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3)

(12) 구동독의 상류층에 속하는 헬프리트 슈라이터: 여덟 번째 인물은 헬프리트 슈라이터입니다. 그는 츠비카우에 있는 자동차 공급회사인 “작센 링”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사장입니다. “작센 링”은 주로 동독의 자동차 트라반터를 생산하는 회사였습니다. 헬프리트는 1989년 여름에 아내와 함께 헝가리로 휴가 여행을 떠났는데, 자신의 딸, 카롤라와 작별하게 됩니다. 카롤라는 여행지에서 틸로라는 사내를 만나 사랑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틸로는 카롤라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라인란트에서 함께 살고 싶어 합니다. 카롤라가 당국의 허가 없이 국경을 넘게 되자, 슈라이터 부부는 헝가리 주재 동독 대사관 앞에서 항의하는 수많은 동독인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태를 심상치 않게 생각한 두 사람은 즉시 평소에 안면이 있는 동독 ..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2)

(5) 레나와 그미의 노래: 첫 번째 인물은 레나입니다. 그미는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 출신으로서 심리 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1989년 8월 상당수의 동독 사람들은 나라를 떠나려고 할 때 레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지합니다. 그미는 하얀 작업복 차림으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라이프치히 거리를 달립니다. 레나는 “왜 우리가 친구일 수 없는가?”라는 노래 속에 시대정신의 분위기를 담습니다. 데모대의 사람들은 즉흥적으로 레나의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그리하여 이 노래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로써 레나는 라이프치히 혁명의 영웅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6) 레나의 오빠, 사진사: 두 번째 인물은 “레나의 오빠”인데, 사진사로서 자신의 라이카 카메라로써 시위 현장 등 모든 놀라운 장면들을 사진 속에 담..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1)

“기억은 인간을 자신의 과거와 함께 살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화시킨다.” (Brussig) (1) 거침없는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친애하는 B, 오늘은 1965년의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Thomas Brussig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Wie es leuchtet?』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1996년에『우리 같은 영웅들 Helden wie wir』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놀라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동원하여 구동독의 국가시스템을 적나라하고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음색이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이를테면 『존넨 알레의 무척 짧은 끝에서 Am kürzesten Ende der Sonnenallee』(1999)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습..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에테아 호프만, 혹은 분열된 인간

에테아 호프만 (1776 - 1822)은 독일 문학사에서 결코 망각될 수 없는 작가이다. 그는 작가이자, 음악가이며 화가로 활동했다. 그의 본명은 에른스트 테오도르 빌헬름 호프만이었는데, 평소에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흠모하여, 자신의 이름을 에른스트 테오도르 아마데우스 호프만으로 명명하였다. 그는 1776년 쾨니히스 베르크에서 어느 변호사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는데, 에테아 호프만이 두 살 때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하였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와 함께 친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그가 약간의 왜곡된 성격을 소유하게 된 근본적 배경에는 눈치를 보아야 하는 주위 환경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에테아 호프만은 1792년에서 1795년 사이에 동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

9 문학 이야기 2019.01.25

전환기 소설 (1)

- Katrin Aehnlich: Alle sterben, auch die Löffelstöre, 2007 카트린 엔리히 (1957 - )의 데뷔 작품 『모두가 주걱 철갑상어처럼 죽는다』는 2007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구동독에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남녀의 사랑을 서술하고 있다. 주인공 스칼렛은 동물원에서 일하는데, 친구 파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틀간의 특별 휴가를 청원한다. 그미는 재미있지만 우울한 음색으로 친구 파울에 관해서 성찰한다. 특히 전환기 이후에 자신의 과거를 더듬는데, 기억 속에는 언제나 파울이 있다. 스칼렛은 마음속에 더 이상 한 나라를 소유하지 못한다. 구동독의 현실은 오랫동안 마치 극작품의 공연과 같이 투영된다. 파울의 영혼은 손상되어 있다. 그는 유치원 그리고 학교에..

48 최신독문헌 2017.09.15

서로박: 통독 이후의 장벽 붕괴의 문학에 관하여

친애하는 J, 독일이 통일이 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20년의 시기는 한 세대를 가리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인 1989년에 태어난 사람은 이제 20세가 되었으니까요. (한반도는 아직 통일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여전히 분단 상태입니다. 그동안 나 자신 무얼 하며 살았는지 스스로 반성해 봅니다.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수수방관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깊이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지식인의 영향력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으니까요. 일반 사람들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는 소년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해 왔습니다. 그러니 때로는 차라리 입을 다물고 TV만 시청하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ㅠㅠ) 2009년에 독일에서는 『장벽이 붕괴되던 그날 밤 Die N..

48 최신독문헌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