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20후독문헌 63

서로박: 아이히의 꿈들 (1)

귄터 아이히 (Günter Eich, 1907 - 1972)의 방송극 「꿈들」은 1951년에 씌어져서 함부르크 북서 방송국에서 처음으로 방송되었습니다. 당시에 그는 신문과 TV를 통해서 한국동란 그리고 비키니 섬의 원폭 투하의 소식을 접한 것 같습니다. 아이히는 방송극 장르의 개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그의 방송극 가운데에서 이 작품은 아이히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G. 프라거 (G. Prager)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의 방송은 방송극의 “출생 시간”이라고 일컫게 되었습니다. 아이히의 이 방송극은 가장 실험적인 방송 문학에 해당합니다. 작가들은 청각적 그리고 언어적 전위주의를 포기하지만, 전통적인 극적 구성으로부터 결별을 선언합니다. 다섯 개의 꿈들은 제각기 독자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

44 20후독문헌 2018.04.06

서로박: 뒤렌마트의 재판관과 그의 형리

친애하는 Y, 오늘도 연극 공연을 준비하느라고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요? 그래도 수업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게 학생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기 뿐 아니라, 외국어 공부 그리고 문학 수업 등에서 충실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오늘 일부러 스위스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Friedrich Dürrenmatt, 1921 - 1990)의 탐정 소설, 『재판관과 그의 형리 (Der Richter und sein Henker)』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1952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50년 뒤렌마트는 불과 서른이 채 되지 못한 젊은이였습니다. 작가 초년생이었지요. 이때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여러 편의 탐정 소설을 집필하였습니다. 작가 스스로도 탐정 소설 집필을 하나의 습작 ..

44 20후독문헌 2017.12.29

서로박: 쾨펜의 삼부작 소설들

친애하는 H, 오늘은 당신을 위해서 현대 소설 삼부작을 다루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볼프강 쾨펜 (Wolfgang Koeppen, 1906 - 1995)의 “잔디 속의 비둘기”, “로마에서의 죽음” 그리고 “온실”이 바로 세 편의 소설입니다. 볼프강 쾨펜은 1906년에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마리 쾨펜이라는 여자였는데, 1906년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아들을 잉태하여, 혼자 그를 키웠습니다. 쾨펜의 아버지는 공부를 많이 한 안과 의사였으나, 마리 쾨펜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습니다. 쾨펜의 아버지는 기인이며 몽상가로서, 결혼 생활 자체를 저주했습니다.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 그는 “단 한번 살을 섞었다는 이유로 결혼식을 올려야하는 것은 그 자체 굴욕”이라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볼프강 쾨펜은 아버지를..

44 20후독문헌 201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