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문학 이론 47

서로박: 피스카토어의 '정치 연극'

에어빈 피스카토어 (E. Piscator, 1893 - 1966)의 󰡔정치 연극󰡕은 1929년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본고는 피스카토어의 자전적 고백록이며, 아울러 주어진 사회를 맑스주의적으로 전복시키기 위한 정치적 성명서이자 연극론에 관한 문헌이다. 본고에는 피스카토어의 글 외에도, 동료들의 소논문, 프로그램 초록, 신문 비평 그리고 사진 등이 실려 있다. 피스카토어는 (연극이 공연될 때) 몽타쥬 등 여러 가지 기술 등을 사용한 바 있다. 그는 연극 공연의 기술적인 문제점, 특성 등을 본고에서 상세히 기록하고 분석하였다. 이를테면 파케 (Paquet)의 「깃발들」, 독일 공산당이 간행한 리뷰 「붉은 장터」, 에른스트 톨러 (E. Toller)의 「아이구, 우리가 살고 있네!」, 브로트 그리고 ..

25 문학 이론 2023.12.11

서로박: 바타이유의 '문학과 죄악'

죠르주 바타이유 (G. Bataille, 1897 - 1962)의 『문학과 죄악 (La Littérature et le mal)』은 1957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문학과 죄악에서 다루어지는 작가는 E. 브론테, 보들레르, 미셸레, W. 블레이크, 사드, 프루스트, 카프카, 쟝 주네 등입니다. 바따이유는 유럽과 미국 문학을 조망하면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율적 미학의 구도를 설계하지는 않습니다. 문학에 관한 바따이유의 성찰은 이전에 출간된 「주권 (La souveraineté)」의 일부 내용에 해당할 뿐입니다. 여기서 주권이란 주체의 권한으로서 배척당하는 무엇, 금지된 무엇 등을 지칭합니다. 주권은 지금까지 이질적인 것, 순수하지 못한 것, 낯선 것 등, 말하자면 차단되어야 하는 것으로 치부..

25 문학 이론 2023.12.11

서로박: 프로이트의 '시인과 상상행위'

지그문트 프로이트 (S. Freud, 1856 - 1939)의 「시인과 상상 행위 (Der Dichter und das Phantasieren)」는 1908년 베를린에서 발표되었다. 프로이트는 이 글을 통하여 문학에 대한 정신 분석 이론을 처음으로 집중적으로 규명하려고 한다. 그는 창작 행위를 무엇보다도 예술적 행위와 유년의 유희 사이의 유사성으로 규정한다. 이에 관해 구조적으로 숙고할 때 떠오르는 것은 다음과 같다. 즉 어른은 현실 원칙의 요구에 따라 유년기에 품었던 경험을 체계화시킨다. 이로써 어릴 때 유희속에서 얻은 쾌락의 경험은 나중에 판타지 그리고 낮꿈으로 대치된다. 프로이트는 포에지의 생산을 낮꿈에 대한 일치로 파악하고, 포에지와 낮꿈을 성적인 그리고 나르시스적인 충동으로 귀결시킨다. 모든 예..

25 문학 이론 2023.12.07

서로박: 롤랑 바르트의 "문학의 영점(零點)에서"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1915 - 1980)의 "문학의 영점에서 (Le Degré zéro de l’éc- riture)"는 1953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바르트의 초기 문학 이론서로서는 처음부터 여러 가지 중요한 테마를 내세우고 있다. 바르트는 이데올로기 비판의 분석으로써 맑스주의, 실존주의 그리고 구조주의 등을 다루며, “내용 저편에 도사린” 텍스트의 형식적 구조를 찾아내려고 한다. 바르트의 연구 대상은 동시대 아방가르트 예술이다. 이로써 바르트는 “서술 방식 (écriture)”이라는 핵심적 개념 하에서 불문학의 역사를 고찰한다. 서술 방식의 개념은 모더니즘에서 명시적으로 드러난 어떤 현상을 지칭하는데, 전통적 문학 이론상의 카테고리는 이러한 현상을 파악할 수 없다...

25 문학 이론 2023.12.04

서로박: 롱기노스의 장엄함에 관하여

사칭 롱기노스 (Ps. Longinos, ? - ?)의 "장엄함에 관하여 (Peri hypsous)"는 기원후 40년 경에 씌어졌으며, 1554년 스위스 바젤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본 문헌은 호라티우스의 󰡔시 예술에 관하여 (De arte poetica)󰡕와 함께 고대 로마의 문학 이론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비록 가명이지만) 당시의 시학 및 수사학적 성찰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장엄함에 관하여󰡕는 수사학의 여러 개념들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수사학적 경향을 띄고 있다. 여기에는 수사학의 기능을 새롭게 규정해 보려는 롱기노스의 의도가 담겨 있다. 가령 롱기노스는 문학과 예술의 어떤 “설득”과 같은 기능에 이의를 제기한다. 예술가는 롱기노스에 의..

25 문학 이론 2023.12.01

서로박: 베네데토 크로체의 미학

베네디토 크로체 (Benedetto Croce, 1866 - 1952)의 "표출과 보편 언어학에 관한 학문으로서의 미학 (Estetica come scienza dell’espressione e linguistica generale)"은 1902년 이태리의 바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본서는 예술 철학에 관한, 크로체의 포괄적이고도 방대한 작업이며, 어떤 “정신의 철학”에 관한 시스템 구상의 일환으로 발표된 주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크로체의 "미학"은 19세기 말까지 진척된 문예 미학적 성과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을 정도로 전통적 학문에 충실하고 있다. 가령 그의 입장은 이상주의, 낭만주의의 미학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전통적 학술 서적들에 실린 입장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즉 잠..

25 문학 이론 2023.11.29

서로박: 디오니시오스의 모방에 관하여

디오니시오스 할리카르나소스 (Dionysios Halikarnassos, 기원전 1세기에 살았음)의 "모방에 관하여 (Ρερι μιμήσεος)"는 기원전 30년에서 20년 경에 씌어졌다고 한다. 오늘날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디오니시오스의 글은 아티카 양식의, 의고전주의 문학 이론을 다루고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그것은 당시에 유행했던, 이른바 “아시아주의”의 표피적이며 방종한 매너리즘 양식에 근본적으로 반기를 든다. 디오니시오스는 -키케로가 죽은 뒤에는- 의고전주의 이론의 주도적인 학자로 칭송되곤 하였다. 실제로 그는 무엇보다도 (고대 그리스 작가들이 표준으로 삼고 글을 썼던) 미메시스를 글쓰기의 가장 훌륭한 모범으로 삼고 있다. 나중에 퀸틸리아누스 (35 - 96?)은 12권의 교육 이론 및 문학 평론..

25 문학 이론 2023.11.28

서로박: 카를 G. 융의 '시 작품에 대한 분석 심리학의 관계에 대하여'

카를 구스타프 융 (C. G. Jung, 1875 - 1961)의 「시작품에 대한 분석 심리학의 관계에 대하여 (Über die Beziehung der analytischen Psychologie zum dichterischen Kunstwerk)」는 1922년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융은 학문적 심리학의 과업에 대한 영역 그리고 예술적 행위의 어떤 관찰 사이에 명확한 한계선을 그으려 했다. 융에 의하면 예술의 해석은 결코 어떤 노이로제에 관한 심리 분석의 범례와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될 수 없다고 한다. 예술 작품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나타나듯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조건 “유년기의 자궁에 관한 상상”을 형상화시킨 것으로 파악될 수는 없다. 융은 예술을 “자신의 고유한 ..

25 문학 이론 2023.11.26

서로박: 아르토의 '연극과 그의 이중성'

앙토닌 아르토 (A. Artaud, 1896 - 1948)의 "연극과 그의 이중성 (Le Théâtre et son Double)"은 1938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아르토의 논문 모음집은 20세기 연극 이론서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해된다. 지금까지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극장의 무대를 시민 계급의 입장을 옹호하는 공간이라고 간주했으며, 이와 관련하여 아르토의 연극에 대한 일련의 노력을 부정하였다. 그럼에도 "연극과 그의 이중성"은 무정부주의적 급진성, 무의식적 꿈에서 일탈한 파괴적인 상 등에 대한 은밀한 욕망을 표출시키고 있다. 물론 아르토는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개인주의적 폭력을 얄팍한 스노비즘이라고 비난하였고, 이를 아주 진지하게 (만인을 위한 장르의 원칙으로서) 투영시켰다. 그럼에도..

25 문학 이론 2023.11.22

서로박: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포에지에 관한 대화'

프리드리히 슐레겔 (Friedrich Schlegel, 1772 - 1829)의 「포에지에 관한 대화 (Gespräch über Poesie)」는 초기 낭만주의의 이론적 저작으로서 1800년 잡지 󰡔아테네움󰡕에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한마디로 슐레겔은 낭만주의의 포에지 개념으로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새로운 시대를 동경하였으며, 사회적 이상을 무엇보다도 예술을 통해 실현시키려 하였다. 서문에서 슐레겔은 “포에지란 (제반 법칙들을 정립시키는) 오성에 의해 촉진된다”라는 전통적인 입장을 부정하고 있다. 그대신 포에지는 “스스로 인류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만개하며, 시적인 무엇으로부터 솟아 나온다고 한다. 이어서 「시 예술 시기」 장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 문학이 “황금의 시대”로 이해되고, 아리스토..

25 문학 이론 202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