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문학 이론 49

서로박: (2)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에스파냐에 있는 벤야민의 묘비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기원을 철학적으로 상세히 규명해 보도록 하자. 벤야민은 알레고리 개념을 수미일관 추적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간과했던 “기술적 용어 (terminus technicus)”에 자신의 고유성을 부여하는 작업일 뿐 아니라, 알레고리 자체가 결국 인식 이론적 카테고리로 화하고 있다. 자고로 인간의 제한된 주관적 인식 능력 그리고 인식될 수 없는 객관적 진리의 내용 사이에는 분명히 간극이 있다. 이는 칸트 (Kant) 이후로 이어진 철학적 전통이기도 하다. 그러나 벤야민의 비평의 개념은 이러한 간극에 대해 하나의 이의를 제기한다. 인식은 무언가 지향하려는 소유와 같은 무엇으로서, 의향 없는 존재로서의 진리로부터 상당히 제한 당하고 있다. 이 경우 진리는 인식..

25 문학 이론 2020.07.06

서로박: (1)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발터 벤야민 (1892 - 1940)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의 전편은 1925년에 씌어졌고, 1928년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그는 본서를 교수 자격 취득을 위해서 집필하였으나, 거부당했다. (책의 첫 부분인) 인식론적으로 핵심이 되는 “인식 비판의 서언”은 1916년 발표된 언어학에 관한 논문 「언어 전체에 관하여 그리고 인간의 언어에 관하여」를 바탕으로 인식 이론 및 비평의 어떤 이론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결국 바로크의 비애극에 적용되고 있다. 비평이란 -벤야민의 규정에 의하면- 예술 작품의 역사철학 및 인식 이론의 차원을 보여주어야 한다. 따라서 그것은 작품에 대한 하나의 무효 선언과 같다. 왜냐하면 비평은 작품 분석이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서 다음과 같은 과업을 지니기 때문..

25 문학 이론 2020.07.06

서로박: 랑크의 문학과 전설에 나타난 근친상간 모티프

오토 랑크 (1884 - 1939)는 ?문학과 전설에 나타난 근친상간 모티브 (Das Inzest-Motiv in Dichtung und Sage)?을 1912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발표하였다. 이 문헌의 집필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을 통하여 랑크는 프로이트 제자 가운데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재능있는 사람으로 손꼽히게 된다. 특히 아주 방대한 서문에서 랑크는 근친상간 모티브의 편재론 (遍在論)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고대 그리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로부터 현재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자료들이 실증주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로써 랑크는 정신 분석학에 근거한 문학예술 심리학의 프로그램을 위한 기념비적인 작업을 완성시킨 셈이다. 비록 (등장인물의 분열, ..

25 문학 이론 2018.08.21

서로박: 빈켈만의 모방에 관하여

요한 J. 빈켈만 (J. J. Winkelmann, 1717 - 1768)의 문헌 『회화 및 조각에 담긴 그리스 작품의 모방에 관하여Gedancken über die Nachahmung der griechischen Wercke in der Mahlerey und BildhauerKunst』는 1755년에 드레스덴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일 년 전에 빙켈만은 미발표작, 『새로운 일반 역사의 구두 강연에 관한 사고』를 썼는데, 여기서 그는 역사를 표현하는 예술에 관한 기본적 입장을 개진하였다. 『모방에 관하여』는 1764년의 『고대 그리스 예술사』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초 단계로서 집필된 것이다. 처음에 빈켈만은 제국의 역사를 실증주의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주어진 권력 체계를 옹호하고 합법화하였다. 그러나 『모방..

25 문학 이론 2018.08.18

서로박: 이저의 독서의 행위

볼프강 이저 (1926 -2007)의 "독서의 행위Der Akt des Lesens"는 1976년 뮌헨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이 책에서 이저는 (과거의 연구서인 "텍스트의 도전 구조"에서 제기된) 문학의 불확정적 특성, 독자의 역할 등에 관한 구상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독자는 텍스트를 결코 어떤 유일한 순간 속에서 파악할 수 없다.”는 관찰에서 출발한다. 독서의 흐름 속에서 미적 대상 역시 겉으로 드러난 현상적 모습과 동일시될 수 없다. 그 대신 독자의 “방황하는 시점”은 어떤 이른바 “견고성의 형성 (Konsistenzbildung)” 행위 내지는 문맥의 종합을 통해서 미적 대상의 전체성을 파악한다. 다시 말해 독자의 시각은 서로 다른 텍스트의 “견해들” 사이에서 어떤 연결을 창출해냄으로써, 독서..

25 문학 이론 2018.04.27

서로박: 들뢰즈와 가타리의 앙티 외디푸스

질 들뢰즈 (1925 -)와 펠릭스 카타리 (1930 -)의 "반 오이디푸스 (L'Anti-Œdipe)"는 1972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반 오이디푸스는 자본주의적 기계 장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자본의 흐름이라는 과정 속에 욕망의 에너지를 부여한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개념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신분열의 과정을 생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과정은 생산력으로 해방되지만, 의료적 치원에서의 근본으로 볼 때는 질곡에 갇히는 셈이다. 분열자는 -마치 니체의 디오니소스적 대항처럼-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에 대항해 싸운다. 그는 자신의 광기에 아무런 죄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분열된 자는 마치 디오니소스처럼 “조각난 세계의 절대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25 문학 이론 2017.02.04

서로박: 헤겔에 관한 루카치와 블로흐의 입장 차이

1. 소련의 안드레이 츠다노프는 1947년 “헤겔의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되었다”고 천명한 바 있다. 왜냐하면 헤겔은 모든 통상적인 학문 내용들을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은 자신의 카테고리 속으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서 루카치와 블로흐는 헤겔의 사상을 추적하였다. 이들의 견해에 의하면 헤겔의 사상 속에는 긍정적인 경향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른 관점에서 이를 피력했다. 2. 루카치는 그의 연구서 "젊은 헤겔 (Der junge Hegel)"에서 헤겔의 정확한 역사적 분석을 추적한다. 말하자면 그는 처음부터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헤겔을 고찰하고 해석하려고 의도한다. 루카치는 다음의 사항을 무엇보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헤겔이 살았던 시기에는 ..

25 문학 이론 201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