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28

로베르트 무질

"헤르만 브로흐 그리고 로베르트 무질이 없으면, 오스트리아 문학도 없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 정도로 무질이 오스트리아 문학에 기여한 바는 큽니다. 로베르트 무질은 1880년 오스트리아의 클라겐푸르트에서 공대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권고로 그는 오스트리아의 군사아카데미에 다녔으며, 이곳에서 기계 공학을 공부하여 엔지니어 자격 시험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23세가 되는 시기까지 그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행하는 범생이 아들이었습니다. 사진은 클라겐푸르트에 위치한 로베르트 무질의 생가입니다. "Am 6. 11 1880 wurde in diesem Haus der Dichter Robert Musil geboren." 이렇듯 작가는 생전에는 부와 명성을 누리지 못하다가, 죽은..

9 문학 이야기 2022.01.19

서로박: 프로이트의 "인간 모세와 단일신 종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종교 심리학의 저서는 1939년에 간행되었다. 프로이트는 초기 시절에 제자 어네스트 존스 (E. Jones), 오토 랑크 (O. Rank) 테오도르 라이크 (Th. Reik) 등과 함께 “이드”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특히 신화, 전설 그리고 동화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증명 사항을 그러한 영역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집단적인 무의식의 판타지의 결과로서 종교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존스는 포이어바흐의 명제, “인간이 종교를 만든다”를 받아들여, 신화 연구에 몰두했던 것이다. 프로이트 역시 다음과 같이 기술한 바 있다. 즉 “종교의 현상은 오로지 개인의 잘 알려진 노이로제 증상이라는 틀에 의하면 다음과..

5 사회심리론 2022.01.03

블로흐: 유토피아의 의미에 관하여 (1)

우리는 밤에만 꿈을 꾸는 게 아니라, 깨어 있을 때도 꿈을 꿉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꿈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꿈은 우리의 갈망으로부터 자극을 받는데, 이로써 우리는 이러한 갈망을 성취하려고 한다는 점 말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꿈들은 서로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낮꿈 속에는 자아가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블로흐의 “낮꿈 (Tagtraum)”은 블로흐 철학의 전문용어로서 이상적 사고의 모티프를 제공하는 것이다. - 역주) 자아는 낮꿈 속에서 어떻게 활동할까요? 그것은 의식된 현실 상황 및 어떤 더 나을 것 같은 바람직한 미래상을 개별적으로 형상화하며, 이를 미래의 상황으로 제시합니다. 그렇기에 낮꿈은 밤에 꾸는 꿈과는 달리 내용상 한 바퀴 여행을 마치고 제 자리로 ..

29 Bloch 번역 2021.11.26

마르가레테 슈테핀: (10) 무제

여성의 오르가슴과 성에 관한 여성의 자의식에 관하여 논의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1930년대에 활동한 안드레아스- 살로메 그리고 20세기 후반의 뤼스 이리가레 등의 문헌을 예로 들 수 있을 뿐입니다. 남녀의 성적 결합이 20세기 후반에 서서히 이론적으로 밝혀진 것을 감안한다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최초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Mitscherlich; 209ff) 사실 성과 오르가슴은 수치심, 굴욕스러움 등의 심리적 반응을 동반하기 때문에 금기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여성의 성이 수치심, 순진함 그리고 굴욕 등의 감정과 접목된 것은 필연적 귀결이었습니다. .......................... 축축해졌느냐 하고 처음 그가 물었을 때 그게 대체 뭐람? 하고 생각했어요...

21 독일시 2021.11.19

서로박: 프로이트의 도스토예프스키 (2)

도스토예프스키에게는 양성의 소질이 주어져 있었다. 가혹했던 아버지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그가 지녔던 죽음의 증후는 자아에게는 자학적 충족이고, 초자아에게는 처벌을 위한 충족 즉 가학적 충족이다. 다시 말해 전자는 “너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죽는 중”이고, 후자는 “아버지가 너를 죽이고 있는 중”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신경증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욕망과 관계된다. 발작은 응징으로서 아버지의 죽음처럼 끔찍하고 두려운 것이다. (...) 그러나 한 가지 사항은 특이하다. 발작의 전 단계에서 승리감 내지 쾌감을 느낀다. 이렇듯 발작은 그에게 응징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존재가 자신에게 형벌을 가하도록 방임해 버렸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

5 사회심리론 2021.07.20

서로박: 프로이트의 도스토예프스키 (1)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최고의 작가로 꼽으며, 그의 작품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대해 자신의 정신분석학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원래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계기로 씌어졌다. 어느 독일의 출판업자는 1925년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간행하려고 했는데, 프로이트에게 작품 분석을 의뢰하였던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아버지 살해」는 프로이트의 나이 69세 때 씌어졌다. 따라서 이 글 속에는 프로이트의 말년의 정신분석학 이론이 용해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이 논문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죄의식 등을 새롭게 기술한다. 가령 지금까지 인간의 자위행위에 관해서는 초기 저작물에서는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작가였고, 신경증 환자였다. 그는 경건한 윤리적 정신을 지니고 있었으며,..

5 사회심리론 2021.07.20

(저서 소개)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 심리학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 지금까지 수십권 간행했지만, 저자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바로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입니다. 문학 서적, 사회학 서적 그리고 심리학 서적이 아니라, 상호 연계된 관점을 다룬 것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필자는 오래 전부터 호모 아만스의 인간형에 관해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책의 내용 가운데 필자가 애착을 가지는 장은 마지막 부록 "인종, 성, 나이 구분은 없다"입니다. 많은 참고 바랍니다. 목차 1. 서문: 구분 없는 인간형으로서의 호모 아만스 2. 정신분석학의 전개 과정 그리고 에른스트 블로흐 3. 에릭 에릭슨과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육 심리 이론 4. 에밀리오 모데나의 생태 심리학과 에로스의 유토피아 5. 강덕경, 혹은 알렉..

1 알림 (명저) 2021.03.11

(명시 소개) 박현수의 시, 「‘응’이란 말」(2)

박현수: 겨울 강가에서 예언서를 태우다 (울력, 2015, 71쪽 이하.) 나: 앞에서 우리는 박현수의 시작품을 미시적으로 고찰해 보았습니다. 시 「‘응’이란 말」은 사랑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구명하면 어떨까요? 여기서 우리는 시적 주제와 관련되는 거시적인 제반 문제점을 다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는 사랑을 차단시키는 관습, 도덕 그리고 법을 강제적 성윤리로 설명하면서, 여기서 파생되는 사회 심리적 하자를 지적하려고 했습니다. 너: 아, 네. 오늘날에 이르러 강제적 성윤리는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동성애에 관한 논의에서도 많은 편견이 사라졌으니까요. 그런데 개인 내지 가족 구성원을 고려할 때 강제적 ..

19 한국 문학 2021.01.17

서로박: 프로이트의 인간 모세와 유일신 종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종교 심리학의 저서는 1939년에 간행되었다. 프로이트는 초기 시절에 제자 어네스트 존스 (E. Jones), 오토 랑크 (O. Rank) 테오도르 라이크 (Th. Reik) 등과 함께 “이드”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특히 신화, 전설 그리고 동화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증명 사항을 그러한 영역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집단적인 무의식의 판타지의 결과로서 종교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존스는 포이어바흐의 명제, “인간이 종교를 만든다”를 받아들여, 신화 연구에 몰두했던 것이다. 프로이트 역시 다음과 같이 기술한 바 있다. 즉 “종교의 현상은 오로지 개인의 잘 알려진 노이로제 증상이라는 틀에 의하면 다음과..

23 철학 이론 2020.12.22

서로박: 에테아 호프만의 '모래 인간'

친애하는 H, 오늘은 호프만의 소설 "모래 인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프만은 낮에는 법정에서 일하고 밤에는 살롱에서 문학을 논하는 등의 이중생활을 영위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문학 역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연상할 정도로 이중적 내용으로 얽혀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려는 작품은 1816년 연작 소설 “밤의 작품 Nachtstücke” 첫 번째 부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아주 예민한 대학생 나타나엘은 친구 로타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씁니다. 즉 기압계 판매상, 코폴라는 우연히 길가에서 사악한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다시 만났다는 것입니다. 나타나엘은 바로 코펠리우스가 자기 아버지의 목숨을 잃게 한 장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왕년에 연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코펠리우스와 함께 화..

17 (독일)동화 20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