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퇴피 6

샨도르 페퇴피의 시 (6) 내가 부엌 안으로

내가 부엌 안으로 파이프에 그냥 불 댕기기 위해서 내가 부엌 안으로 들어섰을 때 핑계 삼아 그렇게 하려 했을 때 파이프에는 불씨 없이 불이 붙었다. 그래, 대가 없이 불이 붙었지, 허나 그 때문에 안으로 들어간 건 아니야, 일순 나는 혼자 훔쳐보고 있었다, 안에는 날씬한 처녀가 있다는 것을. 그미는 순식간에 불을 지폈어 아궁이는 푸드덕 불이 붙고 있었다, 그미의 두 눈동자 속에서는 수많은 불길이 바다처럼 번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그민 나를 보았다, 순간적으로 나는 마력에 사로잡혔지. 파이프 담배는 그냥 꺼져버렸는데, 내 심장은 밝은 화염으로 가득 찼다. Hinein ich in die Küche trat … Hinein ich in die Küche trat, Für meine Pfeif' ic..

22 외국시 2021.08.31

샨도로 페퇴피의 시 (5): 그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그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운명의 끔찍한 내리침에 대해 마치 어떤 겁 많은 사내처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을 거야. 누군가 단호하게 운명의 눈을 들여다볼 때 그 놈은 얼른 꼬리를 안으로 감추는 재담가 한 사람에 불과해. 그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행동으로 그것을 증명해 봐! 설령 데모스테네스조차도 행위보다 더 명확히 말하지 못해. 많은 걸 건설하고 파괴할 테지. 허나 그대의 일이 끝난 뒤에는 자신의 과업을 자랑 말고 폭풍처럼 침묵을 지켜야 해! 그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신실한 용기로 그걸 보여줘! 때로는 붉은 피 흘리면서,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 해! 그대가 진리라고 믿는 생각과 삶은 부질없이 지나갈 거야 기 꺾이지 말고 그대의 명예처럼 방패를 간직해! 그대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속세의 이익을 추구하거다 ..

22 외국시 2021.08.29

(단상. 477). 치료의 매개체로서의 이야기들

사랑의 갈망은 무지개와 같다. 일곱 색깔에게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진다. 헝가리의 시인, 산도르 페퇴피Sándor Petöfi에 의하면 희망은 카르멘과 같아서, 돈 호세가 순정을 바칠 때, 그미는 어리석은 군인을 떠난다. 그런데 행복 추구에서 사랑이 배제되면, 행복 추구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랑 없는 참다움은 허사로 다가오고, 사랑 없는 선은 차가운 도덕으로 남으며, 사랑 없는 아름다움은 생명력 없는 인형의 서늘함만 보여줄 뿐이다. 그래, 사랑이 황금이라면, 진선미는 수은, 황 그리고 소금이다. 사랑이 행복의 결실이라면, 그것을 자극하는 매체들이 진선미이기 때문일까. 완전한 사랑, 영원한 사랑은 그 자체 허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알면서도 이러한 허상을 끝없이 추구한다. 그 이유는 고통을 당하는..

3 내 단상 2021.05.25

산도르 페퇴피의 시 (10) 팔 파토씨

팔 파토씨 마력의 잠에 깊이 빠진 것처럼 투덜거리면서, 꾸벅꾸벅 졸았다. 그의 마을에서 즐거운 적 없었다. 팔 파토씨에겐 여자가 없었다. 누군가 물었다. “어떠한 이유에서 당신은 아직도 홀몸인가요?“ 질문하는 자에게 즉시 대답했다. “결혼요? 아직 시간 있어요.” 가옥은 오래 전에 쇠락해 있고 플라스터는 벽에서 떨어졌다. 오래 전부터 윙윙 바람이 불어 처마의 일부가 뜯겨져 나갔다. 누군가 물었다. “눈비 내리기 전에 보수공사를 마쳐야지요?“ 질문하는 자에게 즉시 대답했다. “처마요? 아직 시간 있어요.” 정원은 거의 황폐화되었다. 양귀비와 잡초가 들판에 가득했다. 누군가 물었다. “당신은 올해에 경작지를 마냥 방치했군요. 머슴들이 쟁기질을 마다하고 이곳저곳에서 놀기 때문이지요?“ 질문하는 자에게 즉시 대..

22 외국시 2020.05.05

산도르 페퇴피의 시 (8) 태양이 뜨겁게 작열하자

태양이 뜨겁게 작열하자 태양이 뜨겁게 작열하자 들판의 곡식이 영글고 있다. 다음날 아침 햇빛 비치자 농부들은 낫을 거머쥔다. 나의 심장 후끈후끈 타올라 마음속 사랑이 무르익는데, 귀여운 내 사랑, 제발 그을린 부분을 잘라다오. Die Sonne brennt gar heiß … Die Sonne brennt gar heiß, Im Feld' die Garbe reift, Beim nächsten Frührotschein Das Volk zur Sense greift. Mein Herz auch brennt gar heiß: Die Liebe reift darin - Sei du, mein Herzenskind, Doch ihre Schnitterin!

22 외국시 2020.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