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10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2)

7.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 그리고 종교 개혁의 자연법 이 장에서 블로흐가 언급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토마스 아퀴나스 Thmas Aquin는 원죄를 전제로 한 상대적 자연법을 내세움으로써, 수직적 계층사회의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였다.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는 보복을 중시하는 법적 견해를 내세움으로써,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칼뱅 Calvin은 십계명을 중시하는 자연법 이론을 완강하게 실천하였다. 예수회 수사 벨라민 Bellarmin과 마리아나 Mariana는 독재에 대한 강력한 저항 운동을 강조하였다. 8. 상대적 자연법에 합당한 이상: 위로부터의 정의 이 장에서 블로흐는 위로부터의 정의를 언급하면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이 지닌 반동적 특징을 서술하고 있다. 원..

27 Bloch 저술 2023.06.08

서로박: (2) 브레히트의 이단자의 외투

(앞에서 계속됩니다.) 7. 비극적으로 화형당하다: 1600년 2월 8일에 지오르다노 브루노는 이단과 마법의 혐의로 화형당해 죽습니다. 그의 모든 책은 출판 판매 금지당하는 조처에 처해집니다. 다시 말해서 브루노가 쓴 모든 문헌은 이른바 분서갱유의 처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처형의 선고가 내려질 때 브루노는 다음과 같이 외쳤다고 합니다. “너희는 나에게 죽음의 선고를 내리며 이를 받아들일 것을 선언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두려움에 떨고 있구나. Maiori forsan cum timore sententiam in me fertis quam ego accipiam“. 거의 8년에 걸친 오랜 법적인 공방 끝에 심신이 그야말로 초췌해진 브루노는 52세의 나이에 캄포 데 피오리에서 화형대에서 불에 타서 죽게 됩니다..

46 Brecht 2023.03.11

(단상. 539) 루터의 "내일 세상이 몰락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한겨례 신문에는 격언이 스피노자에게서 유래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격언이 아닙니다. "내일 세상이 몰락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Wenn ich wusste, dass die Welt morgen untergeht, wurde ich dennoch heute einen Apfelbaum pflanzen” “Even if I should learn that the world would end tomorrow, I would still plant this apple tree today.” 많이 인용되는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이 말이 스피노자의 격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발언은 아닙니다. 서구 사람들은 마르틴 루터의 격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3 내 단상 2022.10.01

블로흐: 칸트와 물질 (3)

(계속 이어집니다.) 칸트가 기계주의 물질 이론으로부터 거리감을 취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실천 이성의 요청” 그리고 ”판단력이 작용하는 규제적 이념“이 현실성의 지형도에서 완전히 배제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칸트는 자신의 첫 번째 순수 이성 비판에서 무엇보다도 수학이라는 자연과학의 척도에 따라 현실을 엄밀하게 측정하려 했습니다. 칸트는 처음에는 객관적 인식을 순수한 수의 계산에 국한 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세계를 직관적으로, 다시 말해서 물리 역학으로 고찰하고 이러한 직관을 분명히 밝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자신의 사상을 이원론, 심지어는 삼원론 (三元論)으로 구분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나타나는 균열은 놀라운 잔여물의 공간을 형성시키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칸트는..

23 철학 이론 2022.03.12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3)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제 1부, 히페리온의 아테네 서한: 제 1권의 마지막 편지는 흔히 “아테네 서한” 내지 “아테네 연설”이라고 명명되는데 소설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히페리온은 여기에서 아테네 사람들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구분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스스로 자라났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세계와의 행복한 일치감 속에서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고대인들은 신과 일치되는 본원적인 존재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히페리온은 고대인들이 의식한 “칼로카가티아 καλοκἀγαθία”의 이상을 디오티마에게서 발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선과 아름다움은 구체적으로 드러난 절대성으로서 현실화된 유토피아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히페리온은 그것을 인간과 세계를 결합시키는..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1)

(1) 위대한 명작은 끝없는 집필과 퇴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친애하는 K, 독일 최대의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 (1770 - 1843)의 소설, "히페리온"은 1797년에서 1799에 두 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초고는 이미 1792년에 집필되었는데, 현재 유실되고 없습니다. 1794년에 시인은 발터스하우젠의 칼프 부인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습니다. 이때 시인은 「히페리온에 관한 단편」 [1]을 집필하여, 실러 (Schiller)의 잡지, "탈리아 Thalia"에 간행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횔덜린의 작품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795년 여름에 코타 출판사는 시인에게 100 굴덴을 지급하고 본격적 집필을 종용하였지요. 그리하여 횔덜린은 「휘페리온 운문 판」 ..

40 근대독문헌 2022.01.02

블로흐: 실증주의 비판

아래의 글은 다음의 책에 실려 있다. Ernst Bloch: Das Materialismusproblem. seine Geschichte und Substanz, Frankfurt a. M. 1985, S. 439 - 441. .............................. 실증주의자들은 제각기 다른 대상을 연구하지만, 자신들이 추적하는 연구 대상을 도중에 멈추고 이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놀라운 공통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로써 그들이 연구하는 대상은 어떠한 것도 생략되지 않고 철저하게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대신에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척도로서의 회의적 관점입니다. 인간의 감각으로 관찰될 수 있는 주어진 사항에 유효한 것은 오로지 이러한 척도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의 단초는 순수 사고의 경제..

29 Bloch 번역 2021.10.08

(단상. 463) 뭐? 스피노자가 사과를 말했다고?

오늘 운전하면서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방송인의 발언에 의하면 "스피노자는 내일 세상이 몰락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말한 사람은 스피노자가 아니라, 마르틴 루터라고 합니다. 정확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르틴 루터: "만약 내일 세상이 몰락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WENN ICH WÜSSTE, DASS MORGEN DIE WELT UNTERGINGE, WÜRDE ICH HEUTE EIN APFELBÄUMCHEN PFLANZEN!" 루터는 그렇게 말함으로써 신앙의 세계관 대신에 신학적 세계관을 강조하려고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무는 "인식의 나무"라는 의미를 강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루터는..

3 내 단상 2020.12.02

에른스트 블로흐의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 내용 소개 (5)

VI. 로고스냐, 코스모스냐? 36. 문 앞에서의 외침 . 37. 오르페우스와 세이렌들. (이 장에서 블로흐는 고대 그리스의 문화적 유산 속에 담겨 있는 기독교적 특성을 찾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가령 오르페우스 종교는 육체와 무덤을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다시 도래하는 세계를 갈망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오르페우스 종교는 고대 그리스 후기에 나타난 영지주의의 특성을 보여준다.) 38. 벗어나기, 스토아사상 그리고 영지주의 등에 의해 보존된 우주. (이 장에서 블로흐는 스토아 사상과 영지주의 속에서 보존된 “우주”에 관해서 언급하고 있다. 스토아 사상이 내면과 우주의 합일을 추구한다면, 영지주의는 기독교의 입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영혼의 욕구를 추적한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점성술의 신화의 특성이 기..

27 Bloch 저술 2020.07.19

계몽주의와 절대 왕정시대의 유토피아 (1)

1. 계몽주의의 유토피아: 17세기와 18세기에 이르면 지식인들은 더 이상 신, 자연 그리고 전통 등을 맹신하지 않고, 인간의 고유한 이성을 기대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신의 권능이라는 절대적 권위는 어쩌면 하나의 형이상학적 허상일 수 있다는 사고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의 권능은 자연의 권능 나아가, 인간의 오성의 영역으로 이전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황금의 시대에 꿈꾸던 찬란한 행복은 인간의 오성의 힘으로 “지금, 여기”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화되었습니다.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면 오로지 인간이야 말로 정치적 사회적 세계의 근원이며, 나아가 세계를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존재라고 서서히 의식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고야 말로 계몽주의의 유토피아를 이해할 수 있는..

26 유토피아 2018.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