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 17

서로박: 프로이트의 도스토예프스키 (2)

도스토예프스키에게는 양성의 소질이 주어져 있었다. 가혹했던 아버지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그가 지녔던 죽음의 증후는 자아에게는 자학적 충족이고, 초자아에게는 처벌을 위한 충족 즉 가학적 충족이다. 다시 말해 전자는 “너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죽는 중”이고, 후자는 “아버지가 너를 죽이고 있는 중”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신경증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욕망과 관계된다. 발작은 응징으로서 아버지의 죽음처럼 끔찍하고 두려운 것이다. (...) 그러나 한 가지 사항은 특이하다. 발작의 전 단계에서 승리감 내지 쾌감을 느낀다. 이렇듯 발작은 그에게 응징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존재가 자신에게 형벌을 가하도록 방임해 버렸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

5 사회심리론 2021.07.20

서로박: 프로이트의 도스토예프스키 (1)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최고의 작가로 꼽으며, 그의 작품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대해 자신의 정신분석학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원래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계기로 씌어졌다. 어느 독일의 출판업자는 1925년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간행하려고 했는데, 프로이트에게 작품 분석을 의뢰하였던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아버지 살해」는 프로이트의 나이 69세 때 씌어졌다. 따라서 이 글 속에는 프로이트의 말년의 정신분석학 이론이 용해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이 논문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죄의식 등을 새롭게 기술한다. 가령 지금까지 인간의 자위행위에 관해서는 초기 저작물에서는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작가였고, 신경증 환자였다. 그는 경건한 윤리적 정신을 지니고 있었으며,..

5 사회심리론 2021.07.20

서로박: 안나 제거스의 기이한 만남

안나 제거스 (A. Seghers, 1900 - 1983)의 단편 모음집, "기이한 만남 (Sonderbare Begegnungen)"은 1973년에 간행되었다. 이 작품 속에는 세 편의 단편, 「지상에 없는 존재에 관한 전설들」 (1970), 「약속 지점」 (1971), 「여행의 만남」 (1972)이 중요 작품에 해당한다. 제거스는 이 작품집을 통하여, 독자에게 예술이 일상 현실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를 말하려고 하였다. 그미는 상상적 요소를 추적하면서, 오래 전부터 자신이 견지해온 창작 의향을 실현시키려고 하였다. “오늘날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사실을 서술하는 일 그리고 여기에 동화적인 색채를 부여하는 일 - 나는 소설 속에서 무엇보다도 그것을 합치시키려고 하였습니다.” 「지상에 없는 존재에 관한..

45 동독문학 2021.07.14

(저서 소개)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 심리학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 지금까지 수십권 간행했지만, 저자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바로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입니다. 문학 서적, 사회학 서적 그리고 심리학 서적이 아니라, 상호 연계된 관점을 다룬 것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필자는 오래 전부터 호모 아만스의 인간형에 관해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책의 내용 가운데 필자가 애착을 가지는 장은 마지막 부록 "인종, 성, 나이 구분은 없다"입니다. 많은 참고 바랍니다. 목차 1. 서문: 구분 없는 인간형으로서의 호모 아만스 2. 정신분석학의 전개 과정 그리고 에른스트 블로흐 3. 에릭 에릭슨과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육 심리 이론 4. 에밀리오 모데나의 생태 심리학과 에로스의 유토피아 5. 강덕경, 혹은 알렉..

1 알림 (명저) 2021.03.11

도스토예프스키

도스토예프스키는 고뇌하는 작가의 전형입니다. 깊은 신앙심을 견지하지만, 신의 권능을 끝없이 의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작가가 되지 않았으면, 수사, 혹은 도박사가 되었을 극단의 인물이지요. 조화로움보다는 불협화음을 추구하고, 온화함보다는 사악한 영혼의 근원을 파헤치기를 머뭇거리지 않는 작가, 천국의 아름다움을 막연히 찬양하는 일보다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도 최소한의 인긴적 흔적을 찾으려는 작가 - 그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인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1872년 악령을 탈고한 다음에 완성된 초상화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821년에 모스크바에서 태어나서 1881년에 성페테르부르크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영혼의 리얼리즘’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내면을 추구하여 근대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습..

9 문학 이야기 2020.08.10

서로박: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 (2)

6. 아르카디, 친아버지와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되다.: 아르카디는 아나키즘을 표방하는 서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혁명가, 돌구친에 대한 재판에 관한 신문 기사의 내용으로 소설 속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서클에서 아르카디는 무신론 그리고 자유연애에 관한 사항을 처음으로 접하게 됩니다. 여성에 대한 아르카디의 태도는 어떤 분열된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원론적으로 여성을 경멸합니다. 그 까닭은 어머니가 노예 출신으로서 아버지를 유혹하여 자신이 태어났다고 잘못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이란 신분 상승을 위해서 남자를 이용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르카디에게도 아름다운 여성을 갈구하는 열정이 없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카테리나에 대한 ..

31 동구러문헌 2019.03.11

서로박: 도스토옙스키의 '미성년' (1)

1. 다섯 대표작, 『악령』, 『백치』,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그리고 『미성년』: 오늘은 표도르 M. 도스토예프스키 (1821 - 1881)의 장편 소설 한 편을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다루려는 작품은 『미성년Podrostok』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다섯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이 작품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875년에 간행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내적 갈등을 투시하는 작가의 예리한 시각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설 구성에 있어서의 놀라운 면모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남긴 메모 첩은 우리에게 두 가지 사항을 전해줍니다. 첫째로작가는 소설을 다섯 개의 장으로 분류하려고 했습니다. 둘째로 소설의 원래의 제목은 “죄 많은 사람..

31 동구러문헌 2019.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