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동독문학 94

서로박: (4)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계속됩니다.) (19) 세 번째 화자, 멘노 로데: 이번에는 세 번째 화자를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멘노 로데는 안네보다 다섯 살 나이 어린 남동생으로서 1940년 모스크바에서 쿠르트 로데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나중에 높은 정치적 경력을 쌓은 분이었습니다. 멘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했는데, 루터교의 학생 종교단체에 속했기 때문에 전공에 맞추어서 바로 취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출판 일을 전전하며 지냈습니다. 멘노는 하나라는 이름을 지닌 여의사와 결혼했으나, 이혼한 경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부인은 현재 프라하에 있는 동독 대사관 주재의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멘노의 직장은 베를린에 있는 헤르메스 출판사의 드레스덴 지점이며, 그곳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3)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두 번째 화자, 리하르트: 이제 두 번째 화자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리하르트 호프만은 1932년 시계공의 아들로서 에르츠 산맥 근처에서 태어났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드레스덴은 미군의 공중 폭격으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13세의 나이의 리하르트는 공병 보조원으로 활동했는데, 안타깝게도 부당을 당했습니다. 그의 팔은 처음에는 움직이지 못했는데, 레니 뷔히터라는 의사의 수술로 거의 완쾌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에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합니다. 자신도 나중에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자신과 같은 위험에 처한 환자들을 성심껏 돕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리하르트는 외과 전문의가 되어, 자신보다 13세 나이어린 안네와 결혼하여 ..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2)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이어집니다.) (6) 크리스티안 호프만: 첫 번째 화자인 크리스티안은 맨 처음 16세의 청년으로 등장하며, 나중에는 하사관 신분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작가 텔캄프를 연상시키는 인물입니다. 그의 얼굴에는 여드름이 끼여 있고, 가끔 이상한 꿈을 꾸는 수줍은 학생입니다. 꿈속은 언제나 사랑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것에서 요염한 여성이 아름다운 몸매로 자신을 유혹하는데, 그럴 때마다 크리스티안은 비틀거리며 쓰러집니다. 그는 공부를 잘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의사가 되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시키려면 좋은 아비투어 성적을 취득해야 하며, 사회주의의 의미에서 더욱 열정적으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크..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1) 우베 텔캄프의 탑

(1) 방대한 작품: 친애하는 T, 오늘은 방대한 소설, 우베 텔캄프 Uwe Tellkamp의 『탑 Der Turm』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2008년의 독일 출판문화상 수상작이며, 뒤이어 “독일 제 1방송국 ARD”에서 영화로 상연되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은 뒤이어 극작품으로 만들어져서 2010년 9월 23일 드레스덴에서 공연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이 작품은 조만간 새로운 연속극으로서 TV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작품 『탑』은 1982년 11월부터 1989년 11월까지의 구동독의 현실을 문학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80년대의 구동독 현실의 파노라마를 이처럼 세밀하게 그리고 폭넓게 보여주는 작품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전환기 독일 소설 내지 구동독을 비판적으로 반추하는 작품..

45 동독문학 2024.05.19

구 동독의 교육자 소설 개관

“잘못된 교육이 교사직을 택하게 한다.” (Pröbel) “말 깨나 하는 놈 재판소 가고,/ 애 깨나 낳는 년 갈보 짓 하네” (격언) “교사도 교육받아야 한다.” (Marx) 1949/ 50년: 홀디네 슈타헬 Holdine Stachel의 "새로운 날을 맞이하여 Dem neuen Tag entgegen": 여교사, 로레 슈탈호프는 북독 해안가의 어느 가상적인 장소에 있는 학교에 부임하였다. 그리하여 전쟁의 시대 그리고 전후 시대를 벗어나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그미는 동료 교사, 학생,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아서 새로운 관점에서 교육을 행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1954년: 엘프리데 브뤼닝 Elfriede Brüning의 "우리 앞에는 삶이 Vor uns das Leben": 동베를린의 노동자..

45 동독문학 2024.02.07

서로박: 쿠네르트의 '모자의 이름으로'

"모자의 이름으로"는 쿠네르트가 1967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구 동독의 작가 동맹의 기관지인 "신독일 문학 (NDL)"에 부분적으로 발표되었으며, 같은 해에 서독에서 책으로 간행되었다. 구동독에서는 1976년에 비로소 간행되었다. 쿠네르트는 지금까지 시와 단편만을 써왔는데, 악한 소설 (Schelmenroman) 내지는 -알프레트 되블린 (A. Döblin)이 주로 다루었던- 시대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가령 마력적인 모자 그리고 마법의 외투인 도롱이라든가 주인공의 초자연적인 재능과 같은 익살스럽고도 기괴한 요소를 생각해 보라.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림멜스하우젠 (Grimmelshausen)의 "짐플리치시무스 (Simplizissimus)" 그리고 귄터 그라스 (G. Gras..

45 동독문학 2024.01.25

서로박: 하인의 '처음부터'

크리스토프 하인의 근영 사건은 구동독의 50년대 중엽에 발생한다. 주인공 “나”는 다니엘이다. 다니엘의 아버지는 목사님이다. 주인공에게는 형님이 있고, 도를레라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게다가 네 명의 남동생이 있다. 다니엘은 도를레와 함께 숙제한다. 숙제를 도와주는 사람은 막달레나 아줌마이다. 그미의 약혼자는 전쟁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혼기를 놓쳤다. 그미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종종 들려준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처음부터 분명히 바라보아야 한다." 다니엘은 가족의 사진첩에서 미지의 여인을 바라본다. 사진첩의 하단에는 루시아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다니엘은 루시아가 누군지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엄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버지에게 물어보라고 말한다. 수업 시간에 루돌프 박사는 플라스크로 실험하고 있..

45 동독문학 2023.09.02

폴커 브라운: 힌체와 쿤체

제목인 “힌체와 쿤체”라는 말은 “박김이” 내지는 “이놈 저놈: 내지는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영어권에서는 ”톰과 딕 그리고 해리“라고 표현되며, 프랑스에서는 ”피에르, 폴 그리고 자크“라고 일컫는다, 레싱이 이러한 제목으로 시를 발표한 바 있는데, 폴커 브라운은 여기에서 착안한 것 같아 보인다. 24 장면으로 이루어진 자유 리듬 및 산문의 극작품. 극작품의 초고는 1968년에 완성되어, 1968년 8월 27일에 바이마르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책으로 처음 간행된 것은 󰡔극작품 I󰡕에서이다. 두 번째 원고는 1973년 5월 4일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시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장소: 동독 브라운은 파우스트 소재에서 갈등 구조의 틀을 차용하였다. [예컨..

45 동독문학 2023.07.26

보브롭스키의 '리타우의 피아노'

보브롭스키의 또 하나의 장편소설 『리타우의 피아노』는 (그가 죽은 뒤 일 년 후인) 196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작품의 테마는 -『레빈의 방앗간』과 마찬가지로- 동유럽 지역에서의 여러 민족들의 공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소설의 틀을 구성하는 배경은 『레빈의 방앗간』과 마찬가지로 다차원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틸시트 출신의 두 남자, 김나지움 교사, 보이크트 (Prof. Voigt)와 관현악 단장인 가벤 (Gawehn)은 함께 작업하여, 하나의 오페라를 쓰려고 합니다. 그들은 오페라의 등장인물로서 리타우 지방의 민족시인, 크리스트요나스 도넬라이티스 (Kristijonas Donelaitis)를 택합니다. [도넬라이티스는 1743년부터 1780년 사망하기까지 톨밍케멘의 목사이자 시인이었습니다. 기압계, 체온계 ..

45 동독문학 2023.07.17

서로박: 브라쉬의 '사랑스러운 리타'

이번에는 브라쉬의 극작품 「사랑스러운 리타 Lovely Rita」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197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원래 이 제목은 비틀즈 Beatles의 노래에서 유래합니다. 이 작품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LP에 수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비틀즈의 멤버인 폴 메카트니는 철저할 정도로 질서를 준수하는 미국의 “여경찰 Meter Maids”을 비아냥거리고 싶었는데, 이로써 탄생한 곡이 “사랑스러운 리타”입니다. 이에 착안하여 브라쉬는 리타라는 인물을 아예 정반대의 인물로 다루었습니다. 주인공 리타는 17세의 리타 그라보 Rita Grabow는 처음부터 사회적 질서의 편에 서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극작가는 여주인공으로 하여금 다음과 같이 ..

45 동독문학 2023.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