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잡글 151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2)

5. 거짓말과 흑색선전: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명을 이어주는 “제 2의 피”입니다. 그러나 악마는 참말을 거짓으로 왜곡시키며, 거짓을 참이라고 전달합니다. 악마가 사용하는 무기는 거짓말과 흑색선전입니다. 윤노빈은 인간의 언어에 관하여 놀라운 사상을 피력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언어의 여백의 공간을 가리킵니다. 이로써 형성되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여백 내지 틈 (間)이 형성됩니다. 바로 이러한 여백과 틈이 악마가 돌아다니는 통로와 같습니다. 언어 여백의 공간에는 금지된 언어, 강요된 침묵과 발언되지 못한 언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람들이 결코 인내천의 혁명 사상을 쉽사리 깨닫지 못하는 것도 바로 사악한 자들의 간계 때문입니다. “사람이 한울이다. 人乃天”이라는 혁명적 명제는 “사람이 지..

2 나의 잡글 2020.09.09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1)

1. 배달민족에 대한 충직한 조언: 『신생 철학』은 현세에서 고통당하며 목숨을 이어가는 분들의 피와 땀과 관계되는 문헌입니다. 그것은 식자들을 위한 현학 서적도 아니고, 부유층 자제를 위한 교재도 아니며, 배부른 자세로 주문을 외는 사제들을 위한 교리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것은 억압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무거운 짐을 진 채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지침서와 같습니다. 1973년에 간행된 윤노빈의 『신생 철학』은 세상에서 가장 핍박당하는 민족, 그것도 배달의 민족을 위한 충직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책은 모든 “인위적 人為的”이고 “인위적 人偽的”인 억압, 강제 노동, 감금, 고통, 죽임 등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이러한 부자유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해방 Exodus의 삶을 선택할 수 ..

2 나의 잡글 2020.09.09

태극기 부대와 아무개 목사

인간의 본성은 어질고 착하다. 특히 배달민족은 부모를 애틋하게 여기고 가족과 이웃을 위하려는 고결하고 자비로운 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방해하는 인간군이 존재한다. 바로 이러한 인간군이 선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방해하고 이간질 시킨다. 이들이야 말로 악마들이다. 악마는 영어로 “devil”이다. 이 단어는 “절단 기계”라는 뜻을 지닌다. 흔히 사람들은 악마를 신비로운 악령으로 이해하곤 하지만, 사실 악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특정 인간들이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그들을 분리시키고 이간질시키며 서로 싸우게 조종하는 인간군이다. 광복절 오후 광화문 거리에는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모여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들은 코로나 19의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도 착용..

2 나의 잡글 2020.08.22

간접 체벌과 붕어빵 교육

간접 체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몽둥이를 들 수 없다면, 최소한 간접적인 처벌은 필요하다고 한다. 체벌이 없으면, 일부의 학생들은 선생 머리 꼭대기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들은 선생을 멀리서 장난치고 골려먹을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긴다. 일선 교사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고충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고로 체벌이야 말로 가장 나쁜 교육방법이다. 간접 체벌 역시 체벌이다. 그렇지만 주어진 중등학교의 현실을 고려할 때 간접 체벌을 어쩔 수 없이 용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때로는 나쁜 방법에 대해서 눈 감아 줄 필요가 있다. 마치 통일된 독일에서 사람들이 낙태를 불법으로 여기면서도, 눈감아 주었듯이..

2 나의 잡글 2020.07.23

서로박: 법이 있는 곳에는 돈이 있다

친애하는 J, 계층적으로 분할된 신분 사회에서는 정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법적인 투쟁을 할 때 승소하는 자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층적으로 분할되어 왔습니다. 고대 그리스 그리고 로마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찬란한 영광을 자랑하지만, 고대 사회를 지탱해주는 토대는 노예 경제 체제였습니다. 중세에 그리스도 교부들은 찬란한 평등사회를 저세상으로 유보시킴으로써, 당시의 계층적으로 분화되어 있는 사회 구조의 틀을 신학적으로 정당화시켰습니다. 근대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은 폭군의 횡포를 접할 때 끊임없이 자연법을 떠올리고 정의로운 법체계와 평등한 사회를 떠올렸지만, 이는 정치사상과 학문 그리고 이를 문학적으로 반영한 작품을..

2 나의 잡글 2020.04.07

"어제의 눈 Schnee von gestern"

강의 평가 항목에서 수강생 가운데 한 사람의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나와 수강생 사이에 얼마나 커다란 오해가 자리하는지를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서 발췌해서 그 분의 글을 올리니, 읽고 숙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한 달 전에 나는 누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 교수님께서 이 수업을 처음 시작하던 날, '그 눈은 어제 내렸던 눈이다'라는 뉘앙스의 문장을 독일어로 언급하시면서 '성폭행 또한 이미 과거의 한 사건일 뿐이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거 기억하시는지요. 친애하는 O, (누구인지 모르니, O라고 부르겠습니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는 “성폭행 또한 이미 과거의 한 사건일 뿐이다.”라고 말한 적..

2 나의 잡글 2019.07.28

미국의 칼렉시트 가능한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선거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선전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추구했던 정책은 강력한 미국의 경제 부흥으로 요약됩니다. 이러한 정책은 신흥 재벌 내지 자유 가업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기여했을 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멕시코와의 국경 차단으로 인해서 난민 문제에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요약하건대 트럼프는 경제 부흥이라는 미명 하에 묵시적으로 인종을 분할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많은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일환으로 나타난 것이 칼렉시트입니다. "칼렉시트Calexit"람 말 그대로 캘리포니아를 독립 국가로 만들자는 슬로건입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만약 트럼프..

2 나의 잡글 2019.06.24

노벨 문학상, 혹은 요구르트 Alles Mueller oder was?

친애하는 J, 200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서 루마니아 출신의 소설가 헤르타 뮐러가 선정되었습니다. 뮐러는 흔한 이름입니다. 나는 뮐러라는 이름을 들으면, 독일에서 즐겨 먹던 요구르트가 생각납니다. 노밸상의 수상작은 "Atemschaukel" 이라고 합니다. 이는 직역하자면 "호흡 그네", "(그네처럼) 흔들리는 호흡"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소련 강제 수용소에서의 각박한 삶의 체험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수많은 루마니아 독일인들이 소련으로 끌려가서 고초를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에는 그곳 출신의 독일인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소련 군인들은 그곳의 독일인들이 과거에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모조리 잡아다가 감옥으로 보내곤 하였습니다. 50년대 초반에는 수많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인들이 소련의..

2 나의 잡글 2019.03.31

타키투스의 명언

Quo magis socordiam eorum irridere libet, qui praesenti potentia credunt extingui posse etiam sequentis aevi memoriam. 우리는 순간적인 권력으로 도래할 세대들에 관한 생각 (기억 혹은 기대감)을 모조리 지울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의 옹졸한 견해에 대해서 얼마든지 조소를 터뜨릴 수 있다. (권력자는 현재의 현실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지만, 지식인은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며 깊이 사고한다. 그 때문에 권력이 유한하고 올바른 사고가 천년 이상 살아남는 것일까.) Nam contra, punitis ingeniis, gliscit auctoritas, neque aliud externi reges aut qui eadem s..

2 나의 잡글 2018.12.26

장학금 유감

교육 재정을 담당하는 주체는 마땅히 국가여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남한 정부는 많은 세금을 징수하지만, 정작 교육을 위해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출하고 있다. 코끼리 비스킷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젊은이들의 교육 재정을 담당하는 자는 오로지 부모들이다. 이로써 남한의 교육적 효과는 국제 경쟁력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서구의 국가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왜냐하면 탁월한 지적 능력을 지닌 어느 젊은이가 가난한 부모를 만났을 경우, 그는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제 아무리 영리해도 가난하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 없으면 공부 못한다고 자조적으로 말한다. 재벌들은 유독 자기 자식들을 외국까지 보내서 유학하게 한다. 하기야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우리가..

2 나의 잡글 2018.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