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간접 체벌과 붕어빵 교육

필자 (匹子) 2020. 7. 23. 11:14

 

간접 체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체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몽둥이를 들 수 없다면, 최소한 간접적인 처벌은 필요하다고 한다. 체벌이 없으면, 일부의 학생들은 선생 머리 꼭대기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들은 선생을 멀리서 장난치고 골려먹을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긴다. 일선 교사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고충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고로 체벌이야 말로 가장 나쁜 교육방법이다. 간접 체벌 역시 체벌이다. 그렇지만 주어진 중등학교의 현실을 고려할 때 간접 체벌을 어쩔 수 없이 용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때로는 나쁜 방법에 대해서 눈 감아 줄 필요가 있다. 마치 통일된 독일에서 사람들이 낙태를 불법으로 여기면서도, 눈감아 주었듯이 말이다.

 

체벌에 관한 문제는 교육의 문제 가운데 빙산 일각에 해당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오로지 대학 입시 공부를 위해서 하기 싫은 국영수를 매일 공부해야 한다. 일주일에 20시간 국어, 영어 수학만 공부해야 한다. 국영수 외의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붕어빵 교육. 학생들은 붕어빵인가? 아니면 수능 담당 시험관이 피도 눈물도 없는 붕어빵 기계인가? 달달 외워서 오지 선다형 문제를 푸는 연습은 붕어빵으로 잘 구워 나오는 연습과도 같다. 나중에 대기업 사원이 되어, 똑 같은 일만 반복하며 월급 받는 넥타이 양복이 되기 위해서란다.

 

그 때문에 부모님은 죽어도 공부라고 말하면서 방과 후에 우리들을 학원으로 보낸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는데, 선생은 매일 아침에 몽둥이를 들고 교실 앞에 떡 버티고 있다. 복장 불량으로 단속 받을 때도 허다하다. 3년간 이렇게 지내다 보면, 졸업식 때 밀가루를 덮어쓰고 미친 짓을 저지르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을 것이다.

 

 

 

파울로 프레리 Paulo Freire도 언급한 바 있지만, 교사는 “입”이고 학생들은 “귀”다. 자고로 수동적으로 듣는 수업은 교육적 효과가 가장 낮다. 듣고 보는 것보다 직접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큰 법이다. 그런데도 남한 사람들은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수업 시간에 “청강”함으로써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혼자 문제를 설정하여 풀어나가는 일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위한 대학 입시인가? 누구를 위한 대학 입시인가? 전부 대학에 가서 법학과 의학만 공부하면, TV는 누가 수선하게 될까? 대학입시를 폐지시킬 수는 없겠지만, 조금만 변화시키면 안 될까? 국영수 대신에 사회, 과학, 제 2외국어 예술 등을 공부하게 하면 안 될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육은 무엇인가?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정한 다음에 자율 학습의 방법으로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하면 안 될까? 국가가 대학을 지원할 수는 없을까? 대학을 줄여서라도 국가가 대학을 육성할 방도는 없는 것일까?

 

독일과 프랑스는 나라에서 대학의 모든 비용을 지불한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부터 독일과 프랑스에 지고 들어간다. 어떻게 하면 학교와 병원을 돈과 무관한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교와 병원을 “하이마트 (고향 Heimat)”로 만들 수 있을까? - 웃기는 소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이마트는 그저 마트, 즉 "영수증이 도착하는 곳" (하이너 뮐러)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