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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호: (5) 루카치와 블로흐. 사상과 예술론의 차이점

20. 자연 주체에 관한 블로흐의 시각: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루카치가 인간, 사회 그리고 역사 발전을 중시하여, 오로지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의 미학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블로흐는 유토피아의 사고 속에 인간 주체와 자연 주체를 설정하고, 자연의 인간화 그리고 인간의 자연화라는 서로 교차된 관점에서 사고해나갔습니다. 그런데 블로흐의 경우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물질 이론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자유의 나라”(Marx)에 관한 단초 역시 인간과 자연 속에 내재한 경향성과 잠재성이라는 사상적 촉수 속에 처음부터 발현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루카치의 사상이 20세기 초의 정치적 유토피아의 종말과 함께 현대성을 상실해 나간 반면, 블로흐의 자연 주체는 21..

2 나의 글 2024.10.03

박설호: (4) 루카치와 블로흐. 사상과 예술론의 차이점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블로흐의 유토피아, 루카치의 총체성: 블로흐는 주어진 현재에 대한 반대급부의 의향을 지니고 있으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가능성을 유토피아로 선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토피아는 –카를 만하임 Karl Mannheim도 언급한 바 있는- “존재 제약성을 넘어서는” 강력한 힘을 지닌 변화의 촉매제와 같습니다. (만하임: 343).  이에 비하면 루카치는 유토피아를 하나의 구상적 상으로서 주어진 현실과 동떨어진, 형이상학의 반대편 영역으로 파악합니다. 그래서 루카치는 유토피아 대신에 총체성을 통해서 어떤 참된 현실의 상을 구상적으로 제시하려 했습니다. 원래 총체성의 개념은 다양함을 포괄하는 일원성으로 이해됩니다. 루카치는 총체성을 고대 그리스의 이상과 관련시킨 바 있습니다. ..

2 나의 글 202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