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박설호 유학이 싫다면서출국하려는 나를 비웃고농촌으로 돌아간 형아우습게도 나는 이곳알프스의 끝 간 데에 서서가을장마 물꼬 터줄당신의 쟁기를 떠올린다까까머리들 가르치다손에 묻은 분필가루 또한 막일이 무언지 모르는사람다운 이곳 사람들결코 거꾸로 돌지 않는롤렉스 시계를 수리하거나침 발라 돈이나 세며주말이면 호수 가에서뱀처럼 마구 허물 벗으며꼬물꼬물 사타구니를일광욕시킨다 새 소리에 익숙하여그들의 귀는 듣지 못한다타국에서 일어나는피 맺힌 아우성을국경 건너온 거액 탓일까당신은 알고 계시리라힘 앗긴 나라의 세금안전한 이곳의 금고 속에서먼지 묻은 눈물 흘리고 중립적인 이곳 사람들가난을 쳐다보기 싫어오래전에는 유대인들을최근에는 쿠르드족 쫓아내고보이지 않는 힘 무섭다고가끔 광장에 모여뭐가 그리 두렵고 답답한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