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97) 격분하라! Entrüstet euch!

필자 (匹子) 2023. 12. 16. 11:45

1. 해외 순방은 해외 여행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16 차례 해외 순방을 떠났다. 18 개월 동안 16차례 해외로 나갔으니, 매달 한 번 해외 여행을 떠난 셈이다. 약 666 억원 이상의 경비가 해외 순방에 소요되었다. 이 돈을 조달한 사람들은 모조리 국민들이다.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7000억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국제 대회인 두바이 기후 협약 COP 28 총회에는 불참하였다. 가야할 곳에는 가지 않고, 가지 말아도 될 곳에 방문한 셈이다. 윤석열은 원전만을 예찬한다. 그러나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미래의 살길이다.

 

2. 가만히 있으면 손해보지 않는데...: 2030 엑스포 유치의 실패는 쓰라리다. 돈만 낭비했다. 당시에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재벌들과 술판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랴부랴 다시 네덜란드를 방문하였다. 급작스러운 방문으로 의전에 문제가 생겨서 한국 네덜란드 대사마저 초치 당했다. 모든 계약은 삼성에게 일임하면 될 것을 괜스레 유난을 떨다가 국가의 위신만 잡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검찰은 김건희의 명품 백 사건을 수사한다고 한다. 나쁜 수사는 아니지만, 왜 그렇게 검찰이 이재명 소환과 같은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3. 총체적 난국: 이보다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경제적으로 세계 8위로 도약한 한국은 서서히 중진국으로 추락하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편향적 외교 그리고 남북한 사이의 갈등 고조다.  미일 중심의 편향 외교는 전쟁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과의 군사적 경제적 협력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 가치 외교는 국가안보실 제 1차장 김태효에게  완전히 의존하여 나타난 정책이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의 국제 정책은 바뀌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는 소홀하다. 급변하는 해외 정세를 고려하여 가치 외교는 국익 외교로 수정되어야 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민생을 소홀히 하는 태도이다. 전세 사기의 경우 국고를 털어서라도 피해자를 도와야 하는데, 당국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한다.

 

4. 대립이 능사인가? 현 정권은 국회를 거의 마비시키고 있다. 야당과의 협치는 거의 불가능하고, 중요한 안건은 대통령이 양곡법 그리고 간호사법에 이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차단되었다. 언론은 모든 것을 조작한다. 그런데 거짓말도 스무 번 방송되면, 시청자들은 거짓을 사실일 수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실이 가짜 뉴스가 되고, 거짓이 체제옹호적 진실로 둔갑한다. 그만큼 언론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시무시하다. 언론 중재위원화는 교활하게 활동하며, KBS는 현 정부에 의해 장악되었다. KBS 뉴스는 이제 더 이상 시청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현 정부는 비판적인 보도 방송 장악이 총선 승리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5. 원래 관료주의는 독재체제로 변하곤 한다.: 대통령의 폭주로 인해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엘리트 관료주의 Oligarchie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엘리트 관료주의는 차제에는 다시 독재 정권으로 전환될 것이다. 엘리트 관료주의는 폴리비오스의 정치 순환론에 의하면 아주 수월하게 일방적 독재 체제로 이전될 수 있다. 왜냐면 여러 명의 정치가 사이에는 수많은 잡음이 뒤따르기 때문에 권력자는 주위의 작은 권력자를 마지막에 토사구팽하기 때문이다.

 

6. 세상의 무심함. 정치가의 거짓말: 민의가 정치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정치가는 판을 갈아치우는 일에 몰두하는 대신에 눈앞의 공천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언론이 비판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다행히 이동관은 사표를 제출했는데, 제 2의 이동관, 제 3의 이동관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음을 천명했다. 민주당 내부 또한 문제다. 함께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낙연과 비명계는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데, 배후에는 흑심이 들여다보인다. 이낙연의 말은 정의로우나, 내면에는 이득을 챙기려는 사악함이 숨어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7. 삼겹살을 풀어라: 이재명은 위성정당을 수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멋진 패배가 무슨 도움이 되는가? 하고 그는 말했다. 위성 정당의 설립은 제 3의 정당의 입성을 가로막는 비민주적 관행이다. 국민의 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한다. 올바름을 내세우다가 가만히 앉아서 패배할 것인가? 아니면 정의롭지 않더라도 현실적 승리를 추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야 말로 명분과 실리를 따지는 정치가들의 오랜 고민이다. 문제의 근원은 국민의 힘에 있다. 국민의 힘 정당은 무조건적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밀어 붙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현재 16%에 불과하다. 차라리 코스타리카처럼 국회의원을 100% 비례대표제로 뽑자, 아니면 심상정 의원의 주장대로 25% 상향조정하자. 그래야 민의가 반영될 것이다.

 

8.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총선에서 투표율이 60%라고 가정하면, 유권자의 31%의 지지만 얻더라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이게 과연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인가? 지금은 작은 규정만 놓고 시시콜콜 따질 시기가 아니다. 집이 불타고 있으니, 불끄는 게 시급하다. 민주화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민주화의 토대가 완전히 뿌리를 내린 다음에 선거법을 개정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 헌법을 만들면 된다. 의원 내각제가 민주주의의 꽃인데, 한국의 국민들은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 같다. 1980년대로 돌아가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다시 함께 투쟁해야 할 시점이다.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하는데, 뚜렷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투표장으로 향하는 일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