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90) 이소정 앵커가 잘렸다.

필자 (匹子) 2023. 11. 15. 11:40

민주주의는 유약한 아기와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게 되면, 한 순간 관료주의의 "폭정"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은 항상 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지만 멀리서 발생하는 사건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귀로 방송을 들어야 한다. 만약 우리에게 아무런 비판이 들리지 않는다면, 이는 중우 정치로 향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주진우 기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잘리고, KBS 9시 뉴스를 담당하던 이소정 앵커가 중도하차했다. 이소정 앵커는 평소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이다.  평소에 그분의 보도는 너무 온건한 것 같았다. 그런데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잘리다니,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장이라고 절차를 무시하고 직원을 함부로 자를 수 있는가? KBS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이다. 대통령과 이동관은 KBS가 마치 자신이 방송국의 소유자인 듯이 직원을 마구잡이로 갈아치우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말라는 이유에서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의 주체들을 자기 마음대로 자르고 끼워넣고 하는 것은 월권 행위다. 국민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권력의 개, 박진 사장, 이동관 방송 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모든 것을 뒤에서 조종하는 대통령은 지금도 열심히 자신의 묘혈을 파고 있다. 3년 후에 교도소 밖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려면 제발 선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