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89) 위성 정당은 필요한가?

필자 (匹子) 2023. 11. 8. 11:29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전형적인 게리멘더링”이라고 해석하면서, 이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옳은지 그른지는 시민들이 판단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슈는 다른 한편 양평 고속도로 문제와 김건희 친인척 비리에 대한 관심사를 다른 데로 돌리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국가는 지금까지 부정부패한 정치가를 단죄하기 위해서 엄한 벌금형을 내린 바 없었습니다. 일반 시민이 무전 취식하거나 무임 승차로 적발 당했을 때 10배 이상의 벌금을 내는 데 반해, 고위 공직자는 부정부패의 혐의가 있더라도 몇 달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변호사를 통해서 금방 풀려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법은 지배층에 관대하게, 일반 대중에는 근엄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은 여당 내에서의 이준석과 유승민 등의 알력, 신당 창당 등에 관해서만 보도할 뿐,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를 자주 보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대통령 5년 단임제라든가 소선거구 개편 문제 등과 같은 선거 개혁의 법적 사항을 가리킵니다. 종편 방송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MBC, KBS마저도 슬그머니 방송 통신위원회의 이동관의 눈치를 보는지 몰라도, 선거 제도 및 민주적 법 개정에 관해서는 보도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국회에 계류중인데, 국민의 힘은 필리버스터로 이를 차단하려고 하다가, 이동관 탄핵을 방해하려고 합니다. 이탄희 의원을 비롯한 국회 내의 양심적인 소수만이 민주적인 법 개정에 신경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대통령이라는 작자는 나라의 앞날을 위한 비전에 관해서 숙고하기는커녕, 껄끄러운 사안에 대해서는 회피로 일관하고, 틈만 나면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순방합니다. 이태원 참사 1주년 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다른 곳에서 나타나 참사의 아픔을 전했습니다. 말과 행동이 따로따로입니다. 최근에는 대구로 내려가서 박근혜를 만나는 등 은근히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대통령의 탐욕인 것 같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자기 마음대로 나라를 쥐락펴락하려고 하는 게 분명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를 5년 임기 이전에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전형적인 대국민 사기극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기이하기 이를 데 없는 위성정당에 관한 사항입니다.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유권자의 표를 싹쓸이하려고 했습니다. 이러한 졸렬한 일은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민주주의의 정당 정치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쪽에서는 이준석과 유승민이, 다른 한쪽에서는 조국과 송영길이 신당을 만들든가, 위성 정당을 통해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정치가들은 수없이 정당을 만들고, 수없이 정당을 없애곤 하였습니다. 이는 수정되어야 합니다. 자고로 정당이란 무엇보다도 사안 중심의 모임이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사람들이 뭉치지 않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까리 철새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녀서는 안 됩니다. 가령 당의 명칭을 함부로 바꾸어서도 안 됩니다. 정당은 수십년의 역사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안철수처럼 함부로 당을 만들고 해체하는, 이른바 저질스러운 합종연횡을 사전에 법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당을 만들고 해체할 때에는 유권자 가운데 십 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법으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