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현대영문헌

서로박: 어슐러 르귄의 "어둠의 왼손" (2)

필자 (匹子) 2021. 7.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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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주의 행성 게텐: 이제 르 귄의 소설 어둠의 왼손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게센 Gethen은 어원상으로 겨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구와 비슷한 삶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매우 춥습니다. 지구처럼 경사진 곳을 축으로 자전하지는 않습니다. 게센 지역의 연구자에 의하면 이 행성은 빙하기가 끝나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북극과 남극은 얼음으로 덮여 있고, 대부분의 지역은 눈으로 덮여 있습니다. 하루는 20시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26일을 한 달로 환산하고 있습니다. 1년은 14개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게센 사람들은 극도의 추위에 적응해 있는데, 신체는 강건하지만 지구인들보다 키가 작습니다. 외모는 대체로 동양인 내지 티베트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고기와 젖을 섭취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해산물)채식주의자Pescetarian들입니다. 대신에 곡식과 달걀 그리고 생선을 먹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게센 사람들은 모두 양성구유의 인간 Androgynen입니다. 다시 말해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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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주인공 겐리 아이의 임무: 주인공은 겐리 아이입니다. 어슐러 르귄은 우주에 살고 있는 혜인 사람들에 관해서 많은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이들은 우주에 퍼져 있는 우주인들을 규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연맹, 에큐멘을 결성했습니다. 에큐멘은 우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분쟁과 갈등을 차단하기 위한 단체입니다. 그것은 83개의 행성의 연합으로서 3000여개의 국가를 관장합니다. 그들은 수십 광년을 뛰어넘는 통신 기계 엔서블을 발명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연락하고 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게센 사람들은 에큐멘에 가입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과학 기술의 통신 수단을 아직 발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센의 두 국가는 우주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에큐멘 단체는 지구에 살던 주인공, 겐리 아이에게 중요한 과업을 부여합니다. 그것은 게센의 두 국가가 에큐멘 단체에 가입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겐리 아이는 강건한 지구인 사내이며, 까만 피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흑인 남자인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2년 전부터 게센 행성의 국가인 카르히데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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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주인공 우주인 에스트라벤을 만나다.: 겐리 아이는 게센 사람 가운데 에스트라벤을 만납니다. 에스트라벤은 외무상으로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이 처음에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겐리 아이는 남성과 여성으로 분리된 지구에서 살았기 때문에 키르히데 국가의 관습을 잘 알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그는 시프그래서 (위신과 체면, 지위와 자존심이 뒤섞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에스트라벤은 명색이 이곳 국가의 외무상이라고 하지만, 사교적인 인물은 아닙니다. 언제나 비밀스럽고, 자신의 견해를 과감하게 드러내지 않는 게 영 주인공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겐리 아이는 나중에야 비로소 마치 펭귄 같이 자그마하게 생긴 대부분의 게센 사람들의 성격이 천성적으로 온순하고 부드러우며, 비밀스럽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다른 한편 에스트라벤 역시 겐리 아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키가 크고 까만 사내는 성격상으로도 이곳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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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겐리 아이와 에스트라벤 사이의 이질성: 가령 몸이 아픈데도 겐리 아이가 눈물 흘리지 않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게 보입니다. 원래 겐리 아이라는 이름은 고통의 울음이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통증을 견디지 못할 때에도 그는 얼굴을 감춥니다. 남자는 여자와는 달리 타인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 게 지구의 관습이라는 것을 그()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니, 남자와 여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구분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나중에 아이와 에스트라벤은 함께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구인과 우주인의 이질성을 극복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사랑과 우정은 함께 고난의 나날을 보내면서 싹트게 된 것이었습니다. 주인공 겐리 아이는 카르히데 국가의 권력 투쟁에 휘말려, 인접 국가인 오르고레인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오르고레인의 지도자, 오르고타의 눈밖에 나서, 그곳의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고 맙니다. 그곳의 강제수용소는 말이 수용소이지, 살아남아서 그곳을 빠져나간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악명 높은 곳이었습니다. 에스트라벤은 겐리 아이의 소식을 듣고 그를 구출하려고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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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행을 통해 얻어낸 사랑과 우정: 에스트라벤은 나중에에 겐리 아이의 인간성을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강직하고, 철두철미하면서 심성이 여린 사람이 바로 겐리 아이였습니다. ()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겐리 아이를 오르고리엔의 강제수용소에서 탈출시킵니다. 두 사람은 영하 60도의 북극 얼음 고원 지역을 썰매로 횡단하면서, 고행의 길을 함께 나아갑니다. 에스트라벤은 오르고리엔의 군인들이 발사하는 총탄을 피하면서 도주를 거듭합니다.

 

오르고레인에서 카르히데로 향하는 고통과 힘든 역정은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가르쳐줍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썰매, 좁은 텐트 속에서 두 사람은 함께 지내야 합니다. 그들은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게 되나, 끝내 성적으로 결합하지는 않습니다. 에스트라벤은 마지막에 이르러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 합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두 개의 국가 카르히데 그리고 오르고레인은 에큐멘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로써 겐리 아이는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내지 연인을 잃은 데 대해 매우 슬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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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양성구유의 인간: 에스트라벤은 양성구유 (両性具有)의 인간입니다.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몸 자체에 이미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가상적인 우주인입니다. 양성구유의 인간은 독일어로 Androgynen이라고 명명됩니다. 게센 사람들은 26일 가운데 불과 5일과 6일에 성욕을 느낍니다. 그 밖의 다른 날에 게센 사람들은 전혀 성욕을 품지 못합니다. 성욕을 느끼는 시기는 켐머Kemmer”라고 명명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누구나 남자, 혹은 여성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성적 유혹이 빈번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동의 없는 성교나 강간은 출현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평생 5분의 4 기간 동안 게센 사람들은 성적 자극을 받지 않고 삽니다. 평소에는 성적 자극이 전혀 없기 때문에 (sexless), 갈등과 살육도 빈번하지 않습니다. 요약하건대 게센에서는 한 두 명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지만,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그 하나는 추위이며, 다른 하나는 게센 사람들의 성욕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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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두 나라의 시스템 비교: 이번에는 게센에 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게센에는 두 개의 국가, 카르히데 그리고 오르고레인이 있습니다. 카르히데는 군주제를 실천하고, 오르고레인은 관료제에 의해 영위되는 나라입니다. 두 나라 모두 경제적으로는 농업과 목축업을 중시하는 일종의 봉건 사회인데, 봉건적 생산 양식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두 나라의 정책은 약간 다릅니다. 카르히데가 인접 국가에 대한 전쟁을 획책한다면, 오르고레인은 엘리트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강제 수용소를 필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너무 춥기 때문에 중앙난방의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빠른 운송 수단을 위한 과학기술은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시속 40킬로 이상 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은 물품들을 서로 교환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소식을 매우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 라디오는 있지만, 신문은 발행되지 않습니다. 종교적으로도 두 나라는 이질적입니다. 카르히데 사람들은 힌다라교를 믿고, 오르고레인 사람들은 요메시교를 숭상합니다. 힌다라 종파는 불확실성과 무지를 견디기 위해서 어둠을 숭상합니다. 이에 반해서 요메시 종파는 빛을 숭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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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걷기 위해서는 그림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설의 제목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제목은 도교의 사상을 은근히 암시합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걷기 위해서는 그림자가 필요하다.” 빛과 그림자는 양과 음으로 이해됩니다. 그것들은 서로를 배척하지만, 서로를 싸안기도 합니다. 리영희 (李泳禧) 교수의 말대로 새는 두 개의 날개로 날듯이, 세상의 모든 이율배반은 서로를 상충하지만, 서로를 보완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은 온전한 전체로 살아가기 위해서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함께 가야 합니다. 음양이 나아가는 길 - 그것이 어쩌면 도일지 모릅니다. 이와 관련하여 르 귄은 다음과 같은 시구를 첨가하고 있습니다. “빛은 어둠의 왼손,/ 어둠은 빛의 오른손. 둘은 하나, 삶과 죽음은/ 함께 있다./ 켐머 (통정)을 맹세한 연인처럼/ 마주 잡은 두 손처럼/ 목적과 과정처럼.” 르 귄은 이 시를 통해서 인간과 인간의 사랑의 측면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근본을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16. (), 과정을 임신한 목표 내지 목표를 임신한 과정: 어슐러 르 귄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아서 인디언 문화와 도교에 친숙해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인디언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미는 도교의 사상을 작품 속에 반영합니다. 여기서 (, Tao)는 하나의 길way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도란 무엇일까요? 도는 르 귄에 의하면 과정 속의 목표입니다. 과정을 임신한 목표 내지 목표를 임신한 과정이라고 할까요?

 

인간과 자연의 궁극적 지향 점은 상반되는 양극이 마치 오른손과 왼손처럼 서로 맞잡을 수 있을 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두 손은 위와 아래에 위치하는 게 아니라, 양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손은 서로 겹칠 수 있는 포갬그리고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잇댐을 가능하게 합니다. 요약하건대 인간과 인간 내지 인간과 세계는 어슐러 르 귄에 의하면 수평적 교류 그리고 연대를 통해서 서로 연결될 때 도 ()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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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독자의 반응 그리고 문제점: 자고로 문학작품은 세상에 늘려져 있는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독자를 위해서 세상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암시해줍니다. 소설 어둠의 왼손은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만약 SF 소설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작을 찾는다면, 그것은 르 귄의 작품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페미니스트들은 소설에 몇 가지 반기를 들었습니다. (1. 양성인간 에스트라벤이 he”로 규정된 것은 잘못이다. 결국 그의 인간성 그리고 행동은 여성이 아니라 남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는가? 2. 소설 속에는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다. 3. 두 사람이 신비적 합일의 상태에서 살을 섞지 않은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르 귄은 이러한 문제 제기에 부분적으로 수긍했습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도 주인공 겐리 아이를 여성으로 등장시키는 게 더 나았을지 모릅니다. 지구인 여성과 우주인 사이의 사랑, 이게 더 놀랍지 않을까요? 어쨌든 간에 문학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놀라운 상상을 유도하곤 합니다.

 

 

20. 그대에게는 날개가 있는가? 마지막으로 르 귄의 발언을 에로 들도록 하겠습니다.나는 날개를 단 사람들이 왜 그 날개를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가만히 앉아 있으려고 하니까.. 날지 않으려고 선택하지 말라. 날개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은 스스로를 도울 수 없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날개를 가지고 있다면.르 귄은 날개를 단 인간이야 말로 세계와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간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J, 미지의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당신의 어깨에도 날개가 달려 있으니. 한 번 멋있게 날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혹시 아나요, 당신이 나중에 어슐러 르 귄보다 더 멋있는 한편의 소설을 집필하고 발표할지를?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