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유토피아

서로박: 노이만의 레본나 (2)

필자 (匹子) 2020. 9. 1. 09:45

6. 발전된 과학 기술과 두 시간 노동: 사람들은 과학 기술의 연구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어내었습니다. 2004년의 발표에 의하면 과학자들은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세계의 기후 변화를 해결하고, 전지구상으로 퍼져 있는 방사능 수치를 낮추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생산 방식은 이제 현저하게 바뀌었습니다. 과거 사회에서 사용되던 기계들, 이를테면 세탁기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지만, 얼마든지 수선이 가능하고, 부분적으로 개선하여 재활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모든 노동 방식 역시 조금씩 변화되었습니다. 생산의 과정에서 분업은 철폐되고, 로테이션의 방식이 채택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한 가지 노동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은 여러 가지 일감을 번갈아가면서 행할 수 있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생산의 규모는 당연히 작아지고, 분권화되었습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거대한 산업의 계획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밖에 대부분 사람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두 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토마스 모어는 하루 6시간의 노동을 주장하였고, 캄파넬라는 하루 4시간의 노동을 설파하였습니다. 그런데 레본나 사람들은 하루 2시간만 노동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고도의 과학 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가정주부들의 집안일 역시 하나의 노동으로 인정받습니다. 삶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 내지 식품을 생산하는 일은 중요한 노동으로 간주됩니다. 노동의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레본나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위한 레포츠에 비교적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7.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하는 삶: 집 주위에는 친환경 야채 밭이 둘러싸여 있는데, 모든 시설은 뾰족한 나무 기둥으로 구획 정리되어 있습니다. 태양열 주택이 즐비하며, 사람들은 주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살아갑니다. 이를테면 뾰족한 나무 기둥 아래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담는 통이 있습니다. 거대한 통에 담긴 음식물 찌꺼기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생산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하수 종말처리시설은 이제 불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가옥에는 생태 친화적으로 축조되어서 건물마다 자체적으로 정화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하천과 개울 역시 이전보다도 훨씬 깨끗하게 변해 있습니다.

 

8. 학교의 철폐, 스마트폰 그리고 교육을 위한 도서: 학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은 무언가를 배우러 학교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는 기성세대들이 하나의 틀을 세워서 후세대를 교육시키는 기관입니다. 모든 과목은 기성세대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레본나 사람들은 상부하달의 교육을 더 이상 따르지 않습니다. 교육 내용은 개별적 취향과 소질에 의해서 달리 설정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학교가 없으므로, 아이들은 자유롭게 학습을 선택하여 혼자 혹은 공동으로 익힙니다. 선생이라는 존재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교사 역할을 행하는데, 이들은 아이들이 질문할 때 한해서만 세심하게 가르쳐줍니다.

 

놀라운 것은 언어의 영역에서 골치 아픈 문법 체계가 대폭 단순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독일어 문법에 의하면 명사는 대문자로 표기되어야 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이를 엄수하지 않습니다. 코뮌 사람들은 스마트 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 스마트 폰은 마치 TV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뇌를 퇴화시키며, 육체적으로 허약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도서 출판 사업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한꺼번에 특정 종류의 한 가지 책을 많이 찍어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판매를 위해서 책을 간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칼렌바크의 유토피아에서도 나타나듯이, 요가 내지 명상에 관한 책은 이곳 코뮌에서 매우 환영받습니다. 대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간주되는 과목은 철학 그리고 생태학입니다.

 

9. 라디오 전화기, 스마트폰 그리고 TV는 인간의 사고를 방해하는 물건들이다. 이곳 코뮌의 사람들은 이전에 활용하던 라디오, 전화기, 스마트폰 그리고 TV 등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Neumann B: 78). 그것들은 기껏해야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찾는 데에 활용될 뿐입니다. 집집마다 메일 박스가 있는데, 이것들은 신문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레본나 사람들은 골똘하게 생각하는 것을 즐깁니다. 또한 우유의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한 조처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보살핍니다. 이곳에는 찬란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와 가수와 같은 인기 연예인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에 입각한 소비 향락의 문화는 사라지고, 공동체 내에 삶의 의미를 추적하는 의식이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를테면 아이돌 가수들은 없으며, 이들의 모습을 구경하려고 몰려드는 군중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노동에 지친 나머지 마약을 복용하고, 축구 경기에 열광하며, 음악 공연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곤 하였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유희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10. 지방 분권의 정책: 이전의 도시들은 주민들 그리고 건축물들의 정황을 고려하여 분산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중앙집권주의의 생활방식을 대폭 수정했던 것입니다. 도시들은 개별화되어, 평의회의 구조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시골을 저버리고 대도시에 몰려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도시에는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대도시의 장점은 레본나 공동체에서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대도시를 이탈하여 지방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이와 병행하여 어떤 놀라운 현상이 출현합니다. 즉 시골은 도시화되고, 도시는 시골의 분위기를 갖추게 되었다는 현상 말입니다. 평의회는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일하던 농부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여, 목재, 석재 그리고 녹지 등의 사용권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게 됩니다. 나아가 평의회는 시골 사람들이 더 이상 유리와 금속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처합니다.

 

11. 도로와 교통: 거리에는 자동차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동차 이용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자동차 도로에는 풀이 드물게 자라나고 있으며, 대신에 자전거 길은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를 선호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하여 거대한 트럭을 몰고 타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레본나 공동체는 모든 것을 가급적이면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누구든 간에 자전거를 빌려서 어디론가 멀리 떠날 수 있습니다. 물자의 운송 수단은 주로 기차입니다. 농산품의 경우 이탈리아, 에스파냐 등지로부터 과일 그리고 채소 등은 열차를 통해 운반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성년들은 최소한 매년에 일주일 동안 철도 공사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그들은 매년 한 번 일주일의 기간 동안 선로 복구에 동원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