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320) 불가능한 사랑과 아웃사이더

필자 (匹子) 2016. 1. 16. 17:31

사랑의 강도는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현실에서 측정된다.” (드 브륀) 행복한 사랑의 이야기는 즐겁지만, 지루한 반면에, 불가능한 사랑의 비극에 우리가 감동을 받는 이유는 불가능한 사랑에서 사랑의 깊이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실현되지 않고 외부적으로 방해받게 되면, 호모 아만스의 욕망은 소극적으로는 히스테리의 기이한 변덕으로 출현한다. 그것은 때로는 교태와 같은 가식적 행위, 질투심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움 등과 같은 정서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만일 사랑의 욕망이 주어진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차단되거나 거부당하게 되면, 호모 아만스는 절망에 빠지면서 자신의 존재가 주어진 현실에서 어느 누구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듯 아웃사이더는 특정한 사회가 탄생시키는 별종이다.

 

사랑을 좌시하고, 노동만을 중시하는 근엄한 사회는 끝없이 사회의 이탈자를 양산시킨다. 어느 누구도 이마에 금테 두르고 태어나지 않듯이, 어느 누구도 얼굴에 이방인과 같은 글자가 새겨진 채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임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다른 인종으로부터 사랑받지도 안정 받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는 후천적으로 국외자가 된 것이다.

 

아웃사이더는 사랑받지도 인정받지도 못하지만, 역설적으로 최소한 예술의 영역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곤 한다. 왜냐하면 국외자가 유일하게 자신의 정체성과 주어진 비정한 현실에 팽개친 자아의 본질을 꿰뚫어볼 기회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는 예술가에게만 주어지는 고통스러운 훈장이며, 고독한 아웃사이더의 눈물겨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외롭게 살아가는 국외자 가운데에서 훌륭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 사례는 수없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