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은 언제나 심리적 압박감을 가져다준다. 폐소공포증 내지는 고소공포증은 자유인에게 자유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형벌인지 모를 일이다. 설령 넓은 집이라 하더라도 가족들은 언제나 서로 갈등을 겪게 마련이다.
가정은 개개인에게 제공되는 마치 고향과 같은 안식처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심리적 쓰레기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가족 구성원들은 외부에서 수용한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가정 내에서 해소하려 하며, 내부적으로 서로의 생활패턴에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의 심리를 압박하던 사항을 토로하며, 부모, 혹은 형제자매로부터 위안을 받으려 한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청취하는 당사자는 함께 고민하는 동안에 동일한 크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가족들 사이에 어떤 내부적인 갈등이 발생할 경우, 묘한 심리적 삼각관계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A는 자신의 가족인 B와 다투는 과정에서 C에게 자신의 입장을 전하면서 이해를 촉구하거나 동의를 구한다. 만약 C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B에 대한 A와 C의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논의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과는 무관하게 A와 C에게 유리하게 전개된다.
여기서 말하는 삼각관계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 무엇이며, 가족 치료를 저해하는 장애물이다. 가족 사이에는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의 구분이 불명료하다. 가족 사이의 문제는 외부와의 관련성 속에서 논의되지 않고, 가족 사이의 잘잘못 내지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일로 끝나곤 한다. 그렇게 되면 갈등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증폭된다. 요약하건대 가족 치료에서 삼각관계는 문제 해결에 악재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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