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60) 조봉암 선생을 생각하며

필자 (匹子) 2020. 11. 3. 18:40

번역이 끝나갈 무렵, 신문에는 조봉암 선생의 무죄 확정 소식이 실렸습니다. 선생은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당했습니다. 사법 살인이 자행된 것이었지요. 당시 나는 코흘리개 아이였습니다. 동아일보를 읽던 아버지가 눈물을 글썽거렸는데, 영문을 몰랐습니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은 초등학교 1학년 통지표에 내가 “통솔력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때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자유 없는 나라에서 통솔력 없는 것이 다행입니다.” 법학을 전공한 아버지가 어째서 생전에 그토록 루소를 흠모하였는지, 이제야 이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