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시 5

서로박: 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2)

9. 미래 사회에서의 종교와 교육: 미래 사회에서는 종교 그리고 신이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떨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을 숭배하는 종교가 존속되면, 사회의 구성원 역시 계층을 구분하게 되고, 권력을 탐하게 되며,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사항 때문에 마지 피어시의 소설은 출간 이후에 미국의 많은 종교인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피어시의 문학은 전통 윤리와 기독교의 세계관을 허물게 하며, 혼란과 무질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종교의 영향을 지극히 제한시킨 까닭은 무작정 종교를 부정하고 싶은 의도 때문은 아닙니다. 작가는 대부분의 종교가 전통적인 관습을 준수하고, 계층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이를 수정하..

36 현대영문헌 2022.08.28

(명시 소개) (3) 문창길 시인이 보내는 "북국독립서신"

5. 너: 잘 알겠습니다. 시인은 오래전부터 미얀마의 예술 그리고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로써 일련의 시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문창길의 명시, 「샨족 처녀 메이저의 미소 2」의 전문입니다. 그녀의 춤은 그리움에 사무친 샨의 영혼 아메의 아메적부터 온 생애를 바쳐 몸으로 몸으로 이어온 바람의 역사 메이져는 오늘도 원시의 성전에서 바람의 순교를 찬양하며 춤을 추고 있다 그녀는 무대에서 최고의 샨처녀 도모우였다 목에 두른 순결의 푸른 비단천은 사랑을 갈구하는 우소유의 눈빛을 흐리게 하였다 간절한 몸짓으로 롱지자락을 휘날리는 사내의 발동작에 자연의 친구인 홀씨들 열병에 들끓고 있다 도모우는 이내 사랑의 화신 메이져가 되었다 그녀의 짝꿍 우소유보다 더 애절한 이방인들은 벌써 고원궁궐 벌새..

19 한국 문학 2022.07.17

서로박: 20세기 후반의 문학 유토피아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유토피아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즉 소련 붕괴와 함께 지금까지 서양에서 정치적 유토피아의 실험은 종언을 고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정치적 유토피아”란 국가의 틀과 같은 전체적 구도에 입각한 사회 유토피아의 설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물론 정치적 유토피아의 설계가 더 이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해서 유토피아의 설계가 이제 종언을 고한 것은 아니다. 원래 인간 동물은 심리적 속성상 끝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밖에도 지구상에는 사회적으로 지금까지 은폐되었던 문제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였다. 1. 지구 전체로 확장된 자본주의의 횡포, 2. 핵과 에너지 문제, 3. 생태계의 파괴 현상과 이로 인한 제반 문제점, 4. 인종 차별에서 파생된 갈등 내지는 전쟁, 5..

26 유토피아 2022.07.09

서로박: 피어시의 '그, 그미 그리고 그것' (2)

지구상에는 멀티와 맞서서 싸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말카의 딸이자, 주인공 시라의 어머니인 “리바 Riva”도 있습니다. (리바는 처음부터 가족에 대한 커다란 애착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시라는 주로 할머니인 말카 곁에서 자라날 정도였습니다. 그렇기에 주인공에게 리바는 어머니가 아니라, 단순히 공동체의 책임자 한 사람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리바는 이스라엘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또 다른 여성 사이보그인 “닐리 Nili”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닐리는 요드보다 막강한 힘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이보그로서의 몇 가지 초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미는 지금까지 지하 이스라엘의 여성 공동체를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

36 현대영문헌 2021.05.20

서로박: 피어시의 '그, 그미 그리고 그것' (1)

친애하는 P, 마지 피어시는 1993년에 사이언스픽션 계열의 소설 『그, 그미 그리고 그것 Er, She and It』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유리의 육체 Body of Glass”라는 제목으로 해외에 소개되었는데, 영국에서 아더 클라크 Arthur Clarke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작가는 더 이상 페미니즘의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성, 계급 그리고 젠더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과 기계, 인간과 동식물 등의 생명체, 물질과 형이상학 등과 같은 이원구조의 갈등은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극복 가능한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한 물음은 종래의 인간학의 관점을 벗어나서 고도로 발전된 과학 기술 사회에서의 새롭게 제기될 수 있는 윤리학과 관련됩니다..

36 현대영문헌 2021.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