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 5

서로박: 20세기 후반의 문학 유토피아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유토피아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즉 소련 붕괴와 함께 지금까지 서양에서 정치적 유토피아의 실험은 종언을 고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정치적 유토피아”란 국가의 틀과 같은 전체적 구도에 입각한 사회 유토피아의 설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물론 정치적 유토피아의 설계가 더 이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해서 유토피아의 설계가 이제 종언을 고한 것은 아니다. 원래 인간 동물은 심리적 속성상 끝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밖에도 지구상에는 사회적으로 지금까지 은폐되었던 문제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였다. 1. 지구 전체로 확장된 자본주의의 횡포, 2. 핵과 에너지 문제, 3. 생태계의 파괴 현상과 이로 인한 제반 문제점, 4. 인종 차별에서 파생된 갈등 내지는 전쟁, 5..

26 유토피아 2022.07.09

자본주의의 틈새를 공략하는 생태 공동체, 스키너 (5)

24. 질투와 시기의 극복, 인위적인 자녀 출산: 월든 투 사람들은 질투와 시기의 감정을 떨친 지 오래이다. 사랑과 기쁨에 관한 한 그들은 감정 표현에 능숙하지만,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분노, 근심 등은 공동체 사람들에게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스키너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인간 유형을 참신하고도 독창적으로 설계한다. 그 하나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언급되는 내용과 관련된다.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유용하지 못한 감정, 분노, 두려움 그리고 근심 등과 같은 감정을 약화시키거나 근절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종족 번식에 있어서 자연과학의 인위적인 기술의 활용을 가리킨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동종교배를 피하기 위해서 근친혼을 금지시켜 왔다. 이로 인하여 서로 사랑하지..

36 현대영문헌 2020.09.09

자본주의의 틈새를 공략하는 생태 공동체, 스키너 (3)

(앞에서 계속됩니다.) 12. 작품의 발단, 소설의 형식: 일단 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기로 하자. 작품의 주인공, “나”는 “버리스”라는 이름을 지닌 심리학 교수이다. 방학이 되기 전에 로저스라는 학생이 그를 찾아온다. 로저스는 신문에서 어떤 기이한 기사를 읽었다고 했다. 그것은 대학에서 약 100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월든 투”라는 이름의 대안 공동체에 관한 기사였다.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은 T. E. 프레이저라는 심리학자라는 것이었다. 이때 버리스는 언젠가 고등학교 다닐 때 그를 얼핏 만난 적이 있었음을 떠올린다. 로저스가 말한 신문을 뒤져보니, 거기에는 대안 공동체에 관한 기사 그리고 주소 등이 적혀 있었다. 버리스는 대안공동체에 서서히 흥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몇몇 친구들과 그곳을 방문해..

36 현대영문헌 2020.09.09

자본주의의 틈새를 공략하는 생태 공동체, 스키너 (1)

1. 비국가주의의 긍정적 유토피아 모델: 조지 오웰은 1948년에 국가 소설의 마지막 디스토피아에 해당하는 작품인 『1984년』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은 오웰의 작품을 “정치적 유토피아의 대미를 장식하는 검은 디스토피아”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해에 간행된 버러스 프레드릭 스키너 (Burrhus Frederic Skinner, 1904 – 1990)의 『월든 투』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스키너의 작품은 일련의 디스토피아 문학작품이 득세한 20세기 전반의 마지막에 출현한,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사회상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월든 투』가 제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집필되기 시작했다는 점, 인간의 심리 속에 도사린, 인간에 대한 공격성향을 극복하기 위한 단초가 마련되었다는 점..

36 현대영문헌 2020.09.09

서로박: 생태주의 유토피아 (3)

1999년 마르틴 디들러 Martin d’Idler는 생태주의 유토피아의 중요한 저서를 발표하였다. 그것은 『내일 모레를 위한 새로운 길, 70년대 이후에 나타난 생태학의 제반 유토피아』라는 책이다. 디들러는 어니스트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를 분석하면서 생태주의 코뮌 운동을 추적하고 있다. 생태학적 문제를 의식한다는 것은 이들러에 의하면 경제와 산업의 영속적인 성장의 이념과 결별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기와 관련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 하나는 성장을 위주로 하는 시장 경제체제를 준수하는 견해로서, 생태적 문제를 무시하거나 경제 성장보다 중요하지 않은 사안으로 간주한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체제로서는 더 이상 생태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견해이다..

26 유토피아 2019.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