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일의 시는 지금까지 발표된 일련의 시집에서 서정성 그리고 언어 구사의 측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지역 문학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많은 국내외의 지역을 탐색하면서 도서관과 책방을 뒤지는 수집가이기도 합니다. 청년 시절 그가 등단하지 않았을 때 그의 집에 우연히 찾아간 적이 있는데, 그의 서재에는 이미 천 권의 시집이 꽂혀 있었습니다. 박태일 시인은 평생 시를 위해서 살아온, 수십년 동안 시에 침잠해 온 영혼입니다. 이번에 간행된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 (산지니, 2023)는 그가 북간도 지역을 여러 번 답사하고 여러 도서관에서 북한 문학 그리고 역사 자료를 수집하는 와중에 집필된 100편의 시 작품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연변 말로 남편이라는 뜻을 지니고, “안까이”는 아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