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최신독문헌 40

키르스텐 보이에: 어두운 밤

키르스텐 보이에는 1950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독일 작가입니다. 보이에는 약 100권 이상의 많은 소설로써 지금까지 유럽의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려왔습니다. 그미는 『어두운 밤Dunkelnacht』2022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 『어두운 밤Dunkelnacht』 은 키르스텐 보이에의 중편 소설입니다. 작품은 전쟁이 끝날 무렵의 범죄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1945년 4월 28일은 히틀러가 자살하기 전의 시기였습니다. 바로 이날에 바이에른의 소도시 펜츠베르크에서 놀라운 사건이 벌어집니다. 남자들은 16명의 남녀를 공개적으로 총살합니다. 처형당한 사람들은 사회민주당의 지조를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몰래 시청으로 잠입하여, 소도시 펜츠베르크를 조만..

48 최신독문헌 2022.10.26

서로박: 하인의 바이스케른의 유고 (2)

주인공은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14년 동안 시간 강사로 일하면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 자체가 상징적입니다. 독일어로 “스톨츠 stolz”는 “자부심 있는”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부르크 Burg”는 “성 城”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은 “자존심 강한 꽉 막힌 인간”임에 틀림없습니다.) “교수자격 취득 논문 Habilitation”의 과정을 끝내지 않았으니, 정식으로 교수가 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강사 수당으로 그리고 간간이 발표하는 서평의 원고료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아갑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보다도 더 가난합니다. 학자로서의 미래는 불확실한 셈이지요. 교수가 되기에는 59세라는 나이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심신이 쇠약하여 ..

48 최신독문헌 2022.05.14

서로박: 하인의 '바이스케른의 유고'(1)

친애하는 H, 오늘날 모든 가치는 돈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거 사람들은 공부하여 출세한 다음에 금력을 차지하였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공부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세계적인 스포츠맨 혹은 인기 있는 연예인이 매달 벌어들이는 거액의 정확한 액수를 정확히 압니다. 또한 그들은 교수가 한 달에 몇 백만 원의 월급을 받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책 속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통 크게 돈 벌면서 살아가는 게 더 낫다고 여기지요. 한마디로 지식인들은 일반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나름대로의 어떤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자본의 시대에 돈의 힘은 너무나 어마어마..

48 최신독문헌 2022.05.14

이르글의 문학세계

친애하는 I, 오늘은 라인하르트 이르글의 문학 그리고 그의 장편 소설,『미완성의 사람들 Die Unvollendeten』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라인하르트 이르글은 전환기 이후에 기성 작가의 반열에 오른 늦깎이의 작가입니다. 그가 2010년에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줍니다. 이르글은 1953년에 동베를린 근교에서 자라났으므로, 구동독 출신의 작가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문학이 아니라, 전자공학을 전공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르글은 1978년에 이르러, 전자 공학을 그만두고, 베를린 인민극단에서 조명 기사로서 일하면서 습작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조언을 전한 선배 작가는 다름 아니라 하이너 뮐러 Heiner Mül..

48 최신독문헌 2021.12.16

자샤 스타니치 그리고 페터 한트케

보스니아 출신의 작가 자샤 스타니치 (1978 - )는 소설 "출생Die Herkunft"으로 2019년 독일 서적 상 Der deutsche Buchpreis을 수상하였다. 비록 독일인은 아니지만, 독일어로 작품을 집필 발표했으니, 독일 작가로 인정받은 셈이다. 작품의 주제는 무엇보다도 고향이다. 고향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뿌리를 내린 곳일 수도 있다. 스타니치에게는 고향은 헤르츠 체고비나도 아니고, 그렇다고 독일도 아니다. 그것은 그의 뇌리 속에 자리하는 살고 싶은 장소를 가리킨다. 소설을 읽어보면, 낯선 나라를 고향으로 삼으며 살아야 하는 이방인의 애환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 등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작품이 그렇게 큰 문학상을 받을 만큼 우수한 것일까?..

48 최신독문헌 2021.10.1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4)

(17) 서독 신문기자, 레오 라트케: 열세 번째 인물은 레오 라트케입니다. 그는 함부르크의 대중 잡지, “스타”의 기자입니다. 그는 동독의 현실을 취재하라는 사장의 명을 받고 동베를린으로 향합니다. 레오 라트케는 서독의 저널리스트, 마티아스 마투세크 Mathias Matussek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곳에서 레오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심리적 압박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는 “레나의 오빠”를 사진사로 고용하지만, 몇 당 동안 고작 두 개의 기사만 집필했을 뿐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함부르크 성탄 축제의 특별 호에 실린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동독인들이 자동응답기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풍자적인 기사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라트케의 마음속에 서독 인으로서의 자부심 그..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3)

(12) 구동독의 상류층에 속하는 헬프리트 슈라이터: 여덟 번째 인물은 헬프리트 슈라이터입니다. 그는 츠비카우에 있는 자동차 공급회사인 “작센 링”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사장입니다. “작센 링”은 주로 동독의 자동차 트라반터를 생산하는 회사였습니다. 헬프리트는 1989년 여름에 아내와 함께 헝가리로 휴가 여행을 떠났는데, 자신의 딸, 카롤라와 작별하게 됩니다. 카롤라는 여행지에서 틸로라는 사내를 만나 사랑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틸로는 카롤라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라인란트에서 함께 살고 싶어 합니다. 카롤라가 당국의 허가 없이 국경을 넘게 되자, 슈라이터 부부는 헝가리 주재 동독 대사관 앞에서 항의하는 수많은 동독인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사태를 심상치 않게 생각한 두 사람은 즉시 평소에 안면이 있는 동독 ..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2)

(5) 레나와 그미의 노래: 첫 번째 인물은 레나입니다. 그미는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 출신으로서 심리 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1989년 8월 상당수의 동독 사람들은 나라를 떠나려고 할 때 레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지합니다. 그미는 하얀 작업복 차림으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라이프치히 거리를 달립니다. 레나는 “왜 우리가 친구일 수 없는가?”라는 노래 속에 시대정신의 분위기를 담습니다. 데모대의 사람들은 즉흥적으로 레나의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그리하여 이 노래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로써 레나는 라이프치히 혁명의 영웅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6) 레나의 오빠, 사진사: 두 번째 인물은 “레나의 오빠”인데, 사진사로서 자신의 라이카 카메라로써 시위 현장 등 모든 놀라운 장면들을 사진 속에 담..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서로박: 브루시히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1)

“기억은 인간을 자신의 과거와 함께 살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화시킨다.” (Brussig) (1) 거침없는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친애하는 B, 오늘은 1965년의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 Thomas Brussig의 『불빛은 어떻게 비치는가? Wie es leuchtet?』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1996년에『우리 같은 영웅들 Helden wie wir』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놀라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동원하여 구동독의 국가시스템을 적나라하고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음색이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이를테면 『존넨 알레의 무척 짧은 끝에서 Am kürzesten Ende der Sonnenallee』(1999)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습..

48 최신독문헌 2021.09.22

예니 에르펜베크의 소설 "가다, 갔다, 간"

동독 출신의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 (Jenny Erpenbeck, 1967 - )은 근자에 서울 은평구에서 주관하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5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고향을 상실한 사람들의 애환을 지속적으로 작품 속에 다루는 등 에르펜베크의 문학적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나의 기분은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장래가 촉망되는 가난한 한국 작가가 즐비한데, 그미에게 거액을 상금으로 건네주는 게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젊은 작가들은 좋은 작품이 있어도, 출판사를 찾지 못해서, 혹은 출판비를 마련할 수 없어서 쩔쩔 매지 않습니까? 예니 에르펜베크는 2015년 독일 출판상을 수상했고,  2018년 세계적으로 알려진 맨 부커 문학상을 수상하여 이전에 이미 많은 상..

48 최신독문헌 2021.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