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법원과 검찰청이 폭파되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

필자 (匹子) 2022. 3. 9. 08:44

 

법원과 검찰청이 폭파되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

박설호 

 

1.

바다에서 그물 던지면

작은 고기 모두 빠져나가고

월척들 포획되지만

 

육지에서 그물 던지면

잡히는 건 기껏해야 송사리들

큰 놈들 잘도 빠지지

 

2.

망치야 제발

공구 통 속으로 들어가

컴퍼스와 함께 살아라

언젠가는 바깥으로 나와

삶을 망치는 대신

사람을 축조할 테니까

프리메이슨

 

........................

 

(사족의 말씀)

 

주지하다시피 인류 최초의 법은 로마법이다. 그런데 로마법이 어떠한 계기로 탄생했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울피아누스Domitius Ulpianus가 언급한 로마 법의 목표는 만인의 자유와 평등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다음의 사실을 이어나가기 위한 허사, 다시 말해 추상적 발언에 불과하다. 즉 로마 법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재화를 되돌려 받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가진 자의 이권을 보장하고 이를 문서로 확립시키기 위한 게 근본적으로 법의 출발이었던 것이다.

 

그래, 법이란 힘과 돈을 가진 자를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의 "신의 국가에 관해서 De civitas Dei", (일명 신국론)을 읽으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폐하, 나는 작은 배로 도둑질하기 때문에 해적이라 불리우고, 당신은 큰 배로 도둑질하기 때문에 황제라고 불리웁니다." 지금도 돈과 힘을 지닌 자들은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다. 처음부터 자기에게 유리하게 법을 만들어 놓고, 그들은 법대로 하자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것이다. 오늘날 감옥에 가면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만 오골오골 앉아 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