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조형 예술

영화 모딜리아니, 그 휘황찬란과 아쉬움

필자 (匹子) 2023. 12. 5. 05:00

Modigliani Soundtrack Angeli (5분 55초)

https://www.youtube.com/watch?v=eBgt6vpVmgU

Modigliani Trailer (2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GCN-p5_HT_M

Modigliani Ave Maria (5분 12초)

https://www.youtube.com/watch?v=Ns58H671Yoo

Al Bano and Romina Power - Liberta - Modigliani  (4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f-GMYDoTfI0

Modigliani-Soundtrack Mix (Guy Farley)   (11분 7초)

https://www.youtube.com/watch?v=TuMhtHxtpfs

 

 

어린 시절부터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1884 - 1920)의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배명기 선생님의 영향이었지요. 그분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멋진 목과 긴 다리를 지닌 여자는 아름다워. 그렇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여자의 내면이야.” 아름다운 사람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간에 내면, 다시 말해 인간적 품성이 그윽한 법이지요.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당사자의 내면을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갸름한 얼굴 속에 박혀 있는 눈동자는 찬란한 호수처럼 맑고 깊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 속의 인물들은 눈을 반쯤 뜨고 있는 게 많았는데, 이는 표피적 아름다움을 사전에 차단시키기 위함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림의 왼쪽은 모딜리아니의 자화상이고 오른쪽은 화가의 아내이자 연인이었던 잔 에뷔데르네 (Jeanne Hébuterne, 1898 - 1920)의 사진입니다. 그림속의 화가는 무척 여리고 병약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평생 병마와 싸우면서도 술과 대마초를 통해서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모딜리아니는 1884년 이탈리아의 리보르노에서 목재와 석탄을 판매하는 유대인 아버지와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어머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비교적 풍요로운 생활을 하던 가족들은 아버지가 파산하게 되자, 힘든 삶을 영위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정교사로 번역가로 힘들게 살아야 했는데, 병약한 모딜리아니는 티푸스 그리고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14세의 나이에 여린 모딜리아니의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은 그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딜리아니는 1906년이 나이에 파리로 이주합니다. 이때 루마니아 출신의 조각가 콘스탄틴 브링쿠시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브링쿠시는 프랑스에서 로댕과 쌍벽을 이루던 조각가였습니다. 모딜리아니는 로댕, 프랑스 상징주의에 침잠했습니다.

 

 

 

 

왼쪽 그림은 모딜리아니가 그린 사랑하는 임의 초상화이고, 오른쪽 드립은 잔 에뷔데르네가 그린 자화상입니다. 잔 에뷔데르네 역시 미술에 재능을 드러내었습니다. 1917년 모딜리아니는 잔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모딜리아니는 33세였고, 잔은 19세였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어서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잔의 부모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두 사람은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그미의 아버지는 가난한 유대인 화가에게 딸을 시집보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가 태어나자, 잔의 아버지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아기를 빼앗아서 수녀원에 보냅니다. 그렇게 해야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있다고 그는 믿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모딜리아니와 잔의 사랑은 주위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어떠한 난관이 닥치더라도 절대로 이별하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1920년 모딜리아니가 병으로 사망하자, 뒤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깊은 사랑은 오랫동안 그미로 하여금 절망과 싸우게 했는데, 그미의 자살은 죽은 뒤에도 사랑하는 임과 영원히 함께 지내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영화 모딜리아니를 고찰하려고 합니다. 영화는 2004년에 마이크 데이비스 Mike Davis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모딜리아니의 역에는 안디 가르시아가, 잔의 역에는 엘사 칠버스타인이 맡았습니다. 안디 가르시아는 모딜리아니의 역을 맡기 위해서 촬영 전에 6개월 동안 미술 공부에 매진해야 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1919년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모딜리아니는 젊고 아름다운 처녀 잔을 사랑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 아기가 태어납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면, 아무 것도 부러울 게 없다고 다짐합니다만, 육아는 일상의 새로운 어려움을 안겨줍니다. 잔의 아버지는 아기를 빼앗아 수녀원에 맡겨버립니다. 이때 모딜리아니는 무척 혼란스러워 합니다. 아기를 되찾아 키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잔은 두 번째 아기를 임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그의 뇌리에 스친 것은 파리 미술 경연대회였습니다.

 

 

경연대회에 당선되면, 거액의 상금 그리고 여러 가지의 지원이 뒤따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딜리아니와 피카소는 지금까지 경연대회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파리에 기라성과 같은 놀라운 실력자가 즐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딜리아니가 경연대회장에 참여의사를 사인으로 밝히자, 피카소 역시 참여하겠노라는 사인을 남깁니다. 파리 시 전체가 경연대회의 우승자가 누구일까? 하고 궁금해 합니다. 모딜리아니는 자신의 그림을 완성한 다음에 친구이자 매니저인 레오폴드 츠보롭스키에게 그림을 맡긴 다음에 파리 시청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혼인 증명서를 발급받으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혼인증명서를 받게 되었을 때 그는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희열을 느낍니다. 술집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뒤에 예술 경연대회에 뒤늦게 참석하려고 합니다. 이때 두 명의 불량배가 돈을 갈취하려고 화가의 뒤를 따라옵니다. 어느 골목길에서 그들은 화가에게 주먹질을 가합니다. 모딜리아니는 피 흘리며, 쓰러집니다.

 

 

모딜리아니가 그린 푸른 옷을 입은 잔의 그림은 경연대회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선정됩니다. 피카소의 큐비즘의 예술작품보다 더 훌륭하다는 호평을 받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화가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그의 초췌한 몸은 자신에게 침범한 병마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친구들이 축하라려고 병원을 찾았을 때 모딜리아니는 잔의 품에서 유명을 달리합니다. 그의 죽음은 잔에게 엄청난 절망감을 가져다줍니다. 그미는 황급히 창문에서 떨어져 자살합니다. 그들은 한 날 한 시에 공동묘지에 묻힙니다. 안타깝게도 잔의 뱃속에서 숨쉬던 그들의 두 번째 아기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는 모딜리아니와 피카소 사이의 여러 가지의 이질적 특성을 강조합니다. 피카소는 수많은 여성들과의 염문을 퍼뜨리는 바람둥이인 반면에, 모딜리아니는 오로지 잔만을 애틋하게 사랑하는 순정남이었습니다. 마이크 데이비스 감독 역시 이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딜리아니가 피카소와 예술적으로 경쟁하는 이야기는 실제 사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1919년 피카소는 프랑스에서 그다지 명성이 높은 화가는 아직 아니었습니다. 피카소의 명성은 1930년대 큐비즘 예술 시기 이후에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그런데도 영화 속에서 피카소는 대가의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모딜리아니가 1918년 르노아르와 만나게 되는데, 피카소가 주선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카소는 실제로 이를 주선한 적이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영화 속에서 피카소는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피카소는 원래 왼손잡이로서 그림 그릴 때 왼손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밖에 감독은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해서 실제 사실을 마구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1. 맨 처음에 모딜리아니의 집이 차압당하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이는 훨씬 이전의 일이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모딜리아니는 1884년 집안의 네 번째 막내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2. 모딜리아니가 잔을 만나는 연도는 1919년이 아니라 1917년입니다. 3. 모딜리아니에게는 화가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샤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는 우르티요 한 사람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4 모딜리아니는 훌륭한 조각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이는 영화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5. 친구 레오폴드 츠보롭스키는 예술 상인이자 시인이었는데, 이는 영화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6. 모딜리아니와 잔은 거리에서 춤울 추는데, 이때 에티드 비아프의 La vie en rose라는 노래가 들립니다. 그러나 에티드 비아프의 노래가 1945년에 발표되었음을 감안하면, 리얼리티가 결여되고 있습니다. 7. 모딜리아니는 결핵을 앓고 있었지만, 사인은 뇌수막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가 가상적 예술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리얼리티를 수용하는 게 올바르다고 여겨집니다.

 

 

 

Modigliani Soundtrack Angeli (5분 55초)

https://www.youtube.com/watch?v=eBgt6vpVmgU

Modigliani Trailer (2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GCN-p5_HT_M

Modigliani Ave Maria (5분 12초)

https://www.youtube.com/watch?v=Ns58H671Yoo

Al Bano and Romina Power - Liberta - Modigliani  (4분 18초)

https://www.youtube.com/watch?v=f-GMYDoTfI0

Modigliani-Soundtrack Mix (Guy Farley)   (11분 7초)

https://www.youtube.com/watch?v=TuMhtHxtp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