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9 2

서로박: 돈키호테 다시 읽기 (2)

(앞에서 계속됩니다.) 7. 사랑하는 임의 상을 사랑할 뿐이다.: 임을 애타게 갈구하면, 만남은 성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법인가요? 사랑을 애타게 갈구하는 남자는 그미를 사랑하는 대신에, 스스로 갈구하는 임의 상만을 사랑합니다. 돈키호테는 (비록 착각 속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의 행위를 필요로 하는 현실과 직접 부딪칩니다. 현실 속에는 자신의 갈망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생각할 때는 이와는 다릅니다. 그미는 하나의 명상으로서 돈키호테의 뇌리 속에서만 출현할 뿐입니다. 친애하는 T, 언젠가 독일의 작가 투콜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키 크고 날씬한 분을 갈구하지만, 작고 뚱뚱한 분을 얻는다. 그게 삶”이라고 말입니다. 둘시네아는 아주 가까운 곳, 토..

34 이탈스파냐 2023.04.29

서로박: 돈키호테 다시 읽기 (1)

1. 돈키호테 그리고 둘시네아: 세르반테스의 작품 『돈키호테』는 오늘날 세계 문학 가운데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이는 오슬로에 있는 노벨 연구소가 현존하는 100명의 작가에게 보낸 앙케트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중심으로 주인공과 둘시네아 사이의 영혼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합니다. 둘시네아는 세르반테스의 작품에서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 않는 주변인물입니다. 그렇지만 둘시네아가 돈키호테의 삶과 사랑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생략될 수 없습니다. 나아가 그미는 주인공의 시대착오성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작품의 현실적 배경은 15세기 말로 추론되지만, 정작 주인공은 자신의 중세의 기..

34 이탈스파냐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