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3 3

서로박: (2) 모리스의 "유토피아 뉴스"

(앞에서 계속됩니다.) 22세기의 영국에서 환영 받는 일감은 단순 노동 외에도 학문입니다. 사람들은 학문의 연구를 통하여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를 창조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비하면 사람들은 고도로 발전된 기계의 사용을 결코 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계에는 인간의 예술적 감각이 조금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리스는 작품 속에 기계 설계 및 이에 관한 세부적인 기술적 사항을 사변적으로 그리고 정밀하게 해명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실 모리스는 기계와 자연과학에 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을 은연중에 시인합니다. 그렇지만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과학 기술의 구체적 사항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간과 자연에 친화적인 과학과 기술이 환영 받는 사회적 전제조건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우연히 아름다운 ..

35 근대영문헌 2023.04.23

서로박: (1) 모리스의 "유토피아 뉴스"

친애하는 M, 오늘은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 뉴스』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모리스의 유토피아는 미리 말씀드리건대 무정부주의에 입각한 소규모 사회주의의 공동체의 유토피아에 편입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처음부터 국가의 체제 속에서 설계된 사회주의 유토피아와는 거리감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리스는 이를테면 독일의 빌헬름 바이틀링 Wilhelm Weitling의 농촌 중심의 기독교 사회주의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데, 나중에 루돌프 슈타이너 Rudolf Steiner의 대안교육 운동이라든가 생태코뮌 운동의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작품의 제목은 명실 공히 “유토피아로부터의 소식”으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제목은 자구적으로는 “아무도 없는 ..

35 근대영문헌 2023.04.23

(명시 소개) 전홍준의 "좀" - 저항의 시정신

좀 전홍준 수평선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철벅거리며 살아서 어느덧, 불혹 밴댕이 소갈머리 같은 교활한 좀이 되어 세상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살아가는 지금도 어떤 꿈이 있을까 돌아보면 개기름 자르르한 허리와 황금으로 걸신들린 해골박 불어터진 국수가락처럼 질척거리는 인생이 피래미새끼 한 마리 살지못하는 탁한 연못으로 누워있다 남에겐 날을 세우고 내 허물엔 관대하여 동무 하나 없는 적막한 처소에서 석쇠에 나를 굽고 있는가. 凸: 오늘은 전홍준 시인의 "좀"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나는 노새처럼 늙어간다"에 실려 있습니다. 凹: 왜 하필이면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요? 凸: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전홍준의 디스토피아의 역설적 시정신과 관련됩니다. 凹: 어쩌면 작품 "좀"은 시대와 ..

19 한국 문학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