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0 5

서로박: 음악 이야기 (2)

(앞에서 계속됩니다.) 이로써 판 플루트 Panflöte 가 만들어졌습니다.피리소리, 플루트 소리는 그 자체 임이 떠나버린 슬픔으로 인한 흐느낌 내지 임을 찾으려는 가상적 갈망의 표현입니다. 음악은 사랑하는 임을 애타게 찾으려는 흐느낌을 상징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 제 1권 689 행에서 713행에 서술되고 있습니다.) 인디언의 속담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인디언 청년이 피리를 불면, 그가 사랑하는 인디언 처녀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간에 그리움의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그래 음악은 바로 지금 곁에 없는 연인과 가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입니다. 다음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4분 3초) 사이키 델릭과 인디언의 노래가 어우러진 멋진..

10 음악 이야기 2023.01.30

서로박: 음악 이야기 (1)

음악은 어떻게 정의 내려질 수 있을까요? 음악은 지금 곁에 없는 사랑하는 연인과 가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는 피리였습니다.고대 그리스에서, 남아메리카 잉카 제국에서, 코카시아에서 양을 치던 목동들은 피리를 불면서 멀리 떠나 있는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였습니다. 니콜라스 푸생의 그림 "판 그리고 시링크스" 다음의 글은 희망의 원리 제 4권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시링크스는 나무의 신, 아니 초목의 요정이었습니다.그미의 모습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목양신은 시링크스를 바라보고 순간적으로 반했습니다.허나 사랑을 고백하기에는 그의 마음은 너무나 커다란 격정으로 파도치고 있었습니다.지고의 사랑은 당사자의 말문을 닫게 만듭니다. ㅠㅠ 대신에 목양신은 사랑하는 임에게 너무나..

10 음악 이야기 2023.01.30

(명시 소개)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2) 이정주의 시세계

(앞에서 계속됩니다.) 4. 이정주는 『현대시학』 2007년도 7월호에 최근작들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시인은 중의적 표현 기법 내지 복합적인 장면 배열 등을 지양하고, 어떤 사소하지만, 생략될 수 없는 관점을 집요하게 투시한다. 가령 「러브레터」에서 시인은 어느 노동자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의 렌즈 속처럼 들여다본다. 인간의 존재는 과학 기술에 의해서 장악되고, 인간이 행하던 모든 일은 이제 기계에 의해서 영위될 뿐이다. 최근작에서 시인은 유연한 시각을 견지하고, 약간의 체념적인 톤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예술적으로 포착하려는 의지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최근작 10편 가운데 「물가로 갈 것인가 도서관으로 갈 것인가」를 가장 관심 있게 읽었다. 물가에서 “숭어”와 “새”가 죽임의 두려움에..

19 한국 문학 2023.01.30

(명시 소개) 기억과 갈망의 몽타주. (1) 이정주의 시세계

1. 독일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 (Franz Marc)는 언젠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림 그리는 일은 다른 공간에서 다시 태어나는 행위이다.” 마르크에 의하면 또 다른, 가능한 공간에 대한 열망이 결국 화가로 하여금 붓을 들게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어째서 이정주의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것일까? 가장 훌륭한 공간에서 머물면서 지고의 행복을 느끼려는 욕구야 말로 시인으로 하여금 창작에 몰두하게 하는 것일까? 2. 흔히 사람들은 이정주의 시가 초현실주의적 실험 정신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이는 틀리지 않지만, 그 자체 충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이정주의 시 속에는 과거의 특정한 정신 사조와 비교할 수 없는, 어떤 독특함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독특함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즉 ..

19 한국 문학 2023.01.30

서로박: (1) 헉슬리의 유토피아, "섬"

1. 제3세계의 유토피아, 찬란한 장소의 섬: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발표한 지 30년 만에 또 다른 문학 유토피아를 설계하였습니다. 그것은 『섬』이라는 소설에 나타납니다. 이 작품은 이전의 작품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만, 유토피아의 역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 생략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이 작품에서는 이전의 디스토피아 작품과는 달리 제 3세계의 찬란한 삶이라는 장소 유토피아가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멋진 신세계』가 디스토피아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데 비하면, 『섬』은 어떤 긍정적 유토피아의 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작품은 페터 퍼초가 말한 것과 같은 “반대되는 거울의 상”은 아닙니다. (Firchow: 178).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모어와 헉슬리가 묘사한 장소 유토피아의..

36 현대영문헌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