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1 3

서로박: (2) 카리톤의 "카이레아스와 킬리오에"

(앞에서 계속됩니다.) 7. 킬리오에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장례를 치러주다.: 어느 날 킬리오에는 누군가로부터 잘못된 소식 하나를 접합니다. 그것은 남편의 부음 소식이었습니다. 즉 소식에 의하면 남편은 카리엔 지역의 해안에서 해적을 만나 피 흘리면서 싸웠는데, 안타깝게도 전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그미는 몹시 슬펐지만, 남편, 카리에라스의 죽음을 하나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입니다. 비록 낯선 땅이지만, 최소한 장례식을 치름으로써 남편의 영혼을 위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미는 자신의 주인에게 조촐하게라도 장례식을 치르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밀레의 귀족, 디오니시오스는 도량이 넓은 장부였습니다. 그는 킬리오에와 혼인하게 되었지만, 임신한 몸을 고려하여 그미와의 합방을 먼 훗날로 연기합니다. 그..

37 고대 문헌 2023.01.11

서로박: (1) 카리톤의 "카이레아스와 킬리오에"

1. 서양 최초의 연애 소설: 친애하는 J, 오늘은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서양 최초의 연애 소설 "카이레아스와 킬리오에Chaireas und Kallirrhoë"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카리톤 (Chariton)은 기원후 1세기 혹은 2세기에 소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프리지아의 아프로디시아스에서 활동한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일부 파피루스의 문헌에 의하면 기원전 1세기에 활약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아프로디시아스는 오늘날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고대 도시로서 현재 터키의 남동부에 위치한 카리엔 지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작가의 삶에 관해서 알려진 바는 거의 없습니다. 그는 아프로디시아스라는 지역에서 서기 내지 변호사로 일하면서 작품을 집필했다고 전해질 뿐입니다. “카리톤 ..

37 고대 문헌 2023.01.11

(명시 소개) 차주일의 시: "혀의 내장과 그 거리"

혀의 내장과 그 거리 차주일 여자가 엄지를 물고 펄펄 뛴다. 뚝배기에 박혀 있던 마포 설렁탕 다섯 글자와 아 뜨거, 쯤으로 들리는 삼십년은 족히 묵었을 월남 말 세 음절 바닥에 깨어져 있다 이곳에서 사라진 소리들 지구 한쪽에서 천둥으로 나겠다 나뒹군 내장과 선지 덩어리들 사이에서 혀 한 점이 바닥을 핥는다 서울과 하노이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혀와 내장은 가까워지지 않는다 혓바닥을 진동시켜 낸 월남여자의 황소 울음이 흑백 가족사진 한 장을 내 고막에 인화한다. 사진은 두려운 눈빛만큼 어두워진다 주인 할머니가 혀와 내장을 쓸어 담고 마포 걸레로 그 거리를 지운다 월남여자의 울음소리가 인화지처럼 마른다 할머니가 설렁탕 한 그릇을 쟁반 없이 들고 온다 펄펄 끓는 탕 속에 엄지 한마디 잠겨 있다 탕 속의 혀가 ..

19 한국 문학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