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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555) 모르니까 청춘이다, 혹은 팥깍지

콩깍지의 반대말은 팥깏지다. ㅋㅋ 1. 빨강: 김난도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목이 젊은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일단 위안을 주는, 재미있는 책 - 그게 베스트셀러의 전제조건일까요? 성공을 갈구한다면 차라리 소설을 쓰는 게 낫겠지요? 심금을 울리는 소설 작품이 재미 있고, 독자에게 더없는 위안을 가져다 주니까요. 2. 주황: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틀린 것 같습니다. 청춘은 대체로 불감증의 시기라고 규정될 수 있습니다. "모르니까 청춘이다."가 옳은 표현입니다. 청춘은 눈에 팥깍지, 혹은 드물게 콩깍지가 끼여, 사랑을 실천하기는커녕, 사랑의 본질을 바라보지 못하는 시기입니다. 나이 서른이 되면 우리는 이를 뒤늦게 깨닫곤 하지요. 3. 노랑: 젊은이 치고 거대한 사..

3 내 단상 2023.01.19

서로박: (2)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앞에서 계속됩니다.) 5. 문헌학적 관점에서 이해되는 명작 (1): 캄파넬라는 무척 영리한 학자였습니다. 감옥에서 수십 년간 영어의 삶을 보내면서도 그는 자연과학, 천문학, 의학, 신학, 윤리학, 법학 등을 연구하였고, 이러한 노력 속에서 약 80권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그밖에 캄파넬라는 시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그의 철학 시편은 자신의 절망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필된 것이었는데, 오늘날에도 회자될 정도로 신에 대한 믿음과 사악한 인간에 대한 분노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태양의 나라』또한 감옥에서 집필된 것입니다. 캄파넬라는 오로지 독서와 집필에 몰두함으로써 죽음과 싸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원고들은 간수들에 의해서 몰수되었으며, 몇 편은 완전히 불에 타서 사라지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이..

34 이탈스파냐 2023.01.19

서로박: (1)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1. 캄파넬라와 『태양의 나라』: 토마소 캄파넬라 (Tommaso Campanella, 1568 - 1639)의 『태양의 나라La citta del sole』 (1602)는 질서 유토피아로 명명될 수 있습니다. 그 까닭은 이 작품 속에 사유재산제도의 철폐, 가족제도의 철폐 등이 설계되어 있으나, 모든 삶이 마치 사원에서의 생활처럼 점성술의 원칙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영위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초안은 처음에는 이탈리아어로 구상되었습니다. 『태양의 나라』는 1602년에 집필되기 시작했으나,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1623년에 비로소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1612년 겨울 독일의 인문학자 토비아스 아다미는 제자와 함께 그리스 예루살렘 그리고 몰타를 여행한 다음에 나폴리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나폴..

34 이탈스파냐 2023.01.19

실러와 그의 시대

수많은 돌들 Viele Steine 피곤한 다리 Müde Beine 전망은 없고 Aussicht keine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824) 인용시구는 마치 오늘날 삼포세대의 젊은이의 삶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19세기 중엽에 하인리히 하이네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자신의 삶이 하나의 등반이라는 것입니다. 참담한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높은 산을 오르는 고행과 같았습니다. 시인으로 살아가는 분이라면 이 구절을 충분히 이해하실 것입니다. 가난과 고독을 자청해서 살아가는 사람들 - 그들은 그야말로 "자기 집 속의 이방인"과도 같습니다. 괴테와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문호, 실러 (1759 - 1805). 실러의 면모는 인상학 Physiognomie의 관점으로 고찰할 때 강..

9 문학 이야기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