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모과꽃이 뒤영벌에게 애원하다'

필자 (匹子) 2025. 1. 15. 09:53

 

 

모과꽃이 뒤영벌에게 애원하다 *

박설호

 

 

불을 끄세요

나를 무시해요

아무 생각 말아요

감촉 느껴요

 

눈을 감은 채

자신도 잊어요

겁을 내지 말아요

허물 벗어요

 

날개를 접고

이리 다가와요

꼭 껴안아 줄게요

꿀을 빨아요

 

손깍지 껴요

가만히 몸가락

암술과 엉켜 봐요

한 몸 되도록

 

...........................

 

* 모과꽃의 꽃말은 “유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