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포식 이후 1'

필자 (匹子) 2024. 12. 10. 06:45

포식 이후 1

- 사하로프의 말씀 -

박설호

 

엄살 부리지 마

수십여 년 전 미국의 할렘가(街)

헛되이 평등 외치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가 데모 벌이던

 

킹 목사 생각해 봐

그는 다만 작전상

감옥에 갇히기로 작심했지

일부러 그는

빵과 사과를 훔쳐 먹고

 

경찰에게 손 내밀었어

나 잡아 가두시오

절도죄 저지른

깜둥이입니다 하여

신문에 크게 보도되고

 

수많은 흑인의

관심을 끌었지

피고는 옥살이 원하고

검사는 그를 내보내려는

어처구니없는 재판이었어

 

재판장은 체면상

무죄로 방면할 수 없어

일금 백 달러의

벌금형 내렸겠다

재판장 한 푼 없소이다

 

죄지은 만큼 떳떳이

옥살이하겠습니다

재판장은 그를 노려본 뒤에

자기 주머니에서

일금 백 달러 꺼내어

 

서기에게 넘겨주고

그를 석방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처럼

유명해질 필요가 있다네

과연 항상 그러할까

 

.................

 

출전: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마르틴 루터 킹, 그는 정의와 진실을 외치는, 가장 인간다운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