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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로프의 말씀 -
박설호
엄살 부리지 마
수십여 년 전 미국의 할렘가(街)
헛되이 평등 외치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가 데모 벌이던
킹 목사 생각해 봐
그는 다만 작전상
감옥에 갇히기로 작심했지
일부러 그는
빵과 사과를 훔쳐 먹고
경찰에게 손 내밀었어
나 잡아 가두시오
절도죄 저지른
깜둥이입니다 하여
신문에 크게 보도되고
수많은 흑인의
관심을 끌었지
피고는 옥살이 원하고
검사는 그를 내보내려는
어처구니없는 재판이었어
재판장은 체면상
무죄로 방면할 수 없어
일금 백 달러의
벌금형 내렸겠다
재판장 한 푼 없소이다
죄지은 만큼 떳떳이
옥살이하겠습니다
재판장은 그를 노려본 뒤에
자기 주머니에서
일금 백 달러 꺼내어
서기에게 넘겨주고
그를 석방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처럼
유명해질 필요가 있다네
과연 항상 그러할까
.................
출전: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마르틴 루터 킹, 그는 정의와 진실을 외치는, 가장 인간다운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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