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혹평하였다. 꽉 막힌 인간들이 문학의 "문"자도 모르고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1. 문학은 실제 현실을 다루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한 현실을 다루는 예술적 장르다. 그러니 역사적 팩트와는 다른 차원을 전제로 한다. 작가의 체험 이야기는 문학 작품 속에 반영될 때 작가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객관화의 과정을 거친다.
2. 사실을 따지는 일은, 문사철 인문학의 영역에서 학문적으로 가능하다. 문학 예술 속에는 속에서의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이 일차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주관적 경험은 -팩트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3. 역사적 사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사에 대한 사고 그리고 말씀이 중요하다 (에픽테토스). 문학은 과거의 사건을 탐구하고, 비판하며, 가능성과 교훈을 끌어내도록 작용한다. 노벨 문학상이 존재하며, 노벨 역사상은 존재하지 않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4. 역사적 팩트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리 인지되곤 한다. 문학은 하나의 현실적 장(場)이라는 카테고리 속에서 허용될 수 있는 진리를 반영한다. 역사적 팩트는 특정 역사에 관한 견해와는 차원이 다르다.
5. "5.18 광주 사태 당시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라든가, "광복 후 제주 4.3사건의 비극은 남로당 소탕을 위한 것이므로 정당했다."라는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뿐, 팩트가 아니다. 그게 날조된 허구인지 아닌지는 역사 연구가들이 밝혀줄 것이다. 두 사건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무고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이것이 팩트다.
6. 한 시대의 역사적 진리는 나중에 역사적 비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밝혀질 수 있다. 주어진 현실의 틈바구니와 직결된 정치적 견해 내지는 특정 인간의 이권이 개입된 사고 내지는 주장은 적어도 지금 여기서는 거짓으로 둔갑해 있는 주장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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