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503) 정봉주 의원 낙마하다.

필자 (匹子) 2024. 3. 20. 11:21

정치가 가운데 좋아하는 분이 별로 없지만, 나는 예외적으로 정봉주 의원을 좋아한다. "나꼼수"에서 발휘된 정의로움, 따뜻한 열정과 탁월한 언변, 유연한 자세 등이 항상 내 마음을 사로잡곤 하였다.

 

이번에 국회의원 후보가 되어 국회에서 놀라운 솜씨를 발휘할 것을 기대했는데, 과거의 말실수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2017년 어느 대담에서 이때 목발을 경품으로 주어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2015년 발목 지뢰로 안타깝게 부상당한 장병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발언이었다.

 

정봉주는 DMZ 지역의 스키장 활용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목발 경품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내가 판단하건대 그가 지뢰를 밟은 장병을 비아냥거릴 의도가 추호도 없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조중동 언론은 이를 집요하게 추구하여, 결국 국회의원 후보를 사퇴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정봉주가 말 한마디 잘못했기 때문에 차제에 국회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친 것을 너무나 아쉽게 생각한다. 이번 사퇴로 그가 떠안은 비난들이 모조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마치 교도소에서 복역한 분이 출소 후에 자유롭게 살아가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듯이, 그의 결격 사유는 차제에는 더 이상 거론되지 말았으면 하고 바란다. 부디 정봉주 전의원이 나중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