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히아신스'

필자 (匹子) 2024. 9. 11. 09:36

히아신스

박설호

 

 

슬퍼하는 나에게

히아신스는 냉랭히 말한다

오죽하면 임이

그리 황망히 떠났을까요

다시 오실 거예요

 

외로운 나에게

히아신스는 귀거칠게 말한다

오죽하면 임이

그리 모질게 따졌을까요

너그러움 찾아요

 

상처 입은 나에게

히아신스는 애잔히 말한다

오죽하면 임이

그리 급히 화내었을까요

그냥 보듬으세요

 

속이 타는 나에게

히아신스는 또랑또랑 말한다

오죽하면 임이

그리 느루 집착했을까요

편안 되찾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