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65) 일본군 위안부 그리고 램지어 교수

필자 (匹子) 2021. 2. 18. 10:30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교수인 존 마크 램지어 John Mark Ramseyer는 자신의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매춘에 가담했다는 말로 풀이되며, 일본 정부의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젊은 여성을 강제로 납치 내지 거짓으로 유혹하여 동원하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된다.

 

사실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박유하라든가 류석춘 등도 이러한 주장할 내세운 바 있다. 이를테면 류석춘은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인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자의반自意反”이라는 표현에 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한국의 젊은 처녀들이 당시에 매춘에 동원되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숙지하고 있었는가? 하는 물음이다. 확실한 것은 한국 출신의 대부분 여성들이 매춘에 가담하리라는 것을 처음에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용수 할머니도 자신이 돈의 유혹에 빠져 자발적으로 참가한 것을 실토했지만, 처음부터 자신이 매춘에 동원되리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강제로 끌려가든, 속임수에 유혹당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하든 간에, 여기에는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가? 폭력 그리고 거짓된 술수는 하나의 불순한 의도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램지어는 일본법을 전공한 친일 학자로 분류된다. 그는 일본법 연구로 먹고 사는 “학문업자”이다. (이 말은 먹고살기 위해서 학문을 업으로 삼고 있다는 뜻을 지닌다.), 그는 미국의 국적을 지니고 있지만, 태어난 뒤부터 18세까지 일본에서 성장한 자로서 일본인의 세계관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는 그가 하버드 대학에 교수가 될 수 있도록 학교 측에 엄청난 기부금을 제공했다고 한다. 램지어가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일본의 공식적인 입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은 이러한 정치적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문제는 하버드 대학 총장의 태도에 있다. 램지어 교수의 발언은 학문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학교 당국에서 제재를 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대학은 진리 추구를 기반으로 한다. 하나의 견해가 거짓으로 판명되면, 견해가 철회되거나 그의 논문이 자료에서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학문의 자유라는 구실로 거짓을 용인하는 하버드 대학 총장의 태도는  후학들에게 지속적으로 비난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