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67) 토지공개념, "우리의 재산은 아직 없다."

필자 (匹子) 2021. 3. 3. 10:36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에 관한 경제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정부는 공공주택의 건설로써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이는 빙산일각에 해당하는 정책이다. 한반도 전역에 수많은 집만 내리 건설하면, 동식물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으며, 우리의 먹거리는 어디서 충당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정책 외에도 토지 공개념의 정착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미래의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위한 심층적인 경제 분석과 사회적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미국 캘리포니아의 현실적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게 옳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제적 상황은 한마디로 부익부빈익빈의 상태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토지와 건물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엄청난 액수의 금액이 증권으로 그리고 비트코인으로 유동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90%는 집을 구매할 엄두를 내지 않고 있으며,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 살아간다.

 

그런데 작금의 코로나19의 사태로 인하여 미국 사회의 경제 구도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갔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가난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주지하다시피 공공 의료 보험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병원에서 의료비를 전액 납부해 왔으며, 약값 역시 어머어마할 정도로 치솟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의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방역 당국이 얼마나 훌륭하게 일을 추진해 왔는지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현재 코로나19의 확산 세를 유럽 나라와 동남아국가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최소한 남한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상황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정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각자 비판적 견해를 지닐 수 있지만, 최소한 방역 당국, 의료진 그리고 일선에서 일하는 간호원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박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토지와 부동산 그리고 금융 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사정도 캘리포니아의 그것과는 별단 다를 게 없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평당 1억을 치솟아 있으며, 수많은 돈이 증권 내지 검은 지하의 비트코인으로 거래되고 있다. 과거에는 부자를 "억만장자"라고 불렀는데, 지금에는 1억 소유자는 중산층에도 끼지 못한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가난에 대한 불안감이다. 놀라운 것은 특히 부자들의 불안이 더욱 극심하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나의 밥그릇, 너의 밥그릇을 구분하지 않고, 사회라는 아궁이의 솥에서 함께 밥 먹으면서 즐겁게 공동으로 식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겨울에 (가격이 얼마든 간에) 따뜻한 방에서 (공동으로, 혹은 홀로) 생활할 수 있을까? 공수래공수거 (空手來空手去)라, 우리는 죽어서 빈손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죽기 직전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재산을 빼앗기지 않고, 살아가려면, 최소한 집 한 칸은 마련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집 한 칸이 수십억에 육박한다면,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어쨌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마음가짐이다. 코로나19의 시대에 우리가 견지해야 하는 덕목은 협동, 절제, 남녀평등 그리고 상생이라는 마음가짐이 아닐 수 없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 동에 모이듯이 (三十輻共一穀)”, 영혼 역시 상호적 사랑과 연민에 의해 지탱할 수 있는 바퀴살로 비유될 수 있다. 어쩌면 물심양면의 상호적 도움은 -크로포트킨이 언급한 바 있듯이- 인간의 본성에 합당한 행위인 것 같다.

 

인간 존재는 사랑과 우정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하나이자 여럿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자연과학 그리고 실증주의의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다. 인간의 DNA 속에는 한 인간의 모든 특성이 내재하고 있으며, 불교에서 말하듯이 “작은 먼지 속에는 온 우주가 포함되어 있 (一微塵中含十方)“다. 코로나의 시대는 인간이 하나의 개체로 나누어질 수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너와 나는 우리이며, 나는 너 일수 있으며, 우주일 수 있다. 이러한 개방적인 자세를 고려하면서, 동시에 실현 가능한 제도적 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헌혈 운동 외에도 "헌재운동 (獻財 運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