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단상 443). 트럼프, 혹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필자 (匹子) 2020. 5. 19. 14:26

 

미국에 거주하는 나의 절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하기야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은 이해와 관점의 문제로 이해된다. “누구에게 유리한가? Cui bono?” 이 물음은 트럼프의 발언의 정당성을 따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질문이지, 트럼프라는 인물에 관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 사항이다, 그 하나는 미국 우선주의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인들의 경제적 수준 향상을 위한 구체적 정책이다. 가령 남한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많이 부담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는 이득이지만, 남한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는 손해가 된다. 중미 갈등 역시 부분적으로 돈과 관련되는 것 같다. 트럼프는 어떻게 해서든 미국의 경제적 향상을 최상의 목표로 삼기 때문에, 다른 면에서 어쩔 수 없이 비난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독일의 신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 Rudolf Steiner는 자신의 사회 삼층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벌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사회 정의의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재벌더러 정치하지 말라고 강권하는 것 역시 자유의 정신에 위배된다.

 

트럼프의 지금까지의 정책과 그의 발언은 대체로 강력한 미국 중심주의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지만, 인종과 문화의 측면에서 그리고 미래의 생태계의 측면에서 하자를 드러낸다. 나는 지금까지의 트럼프의 정책을 두 가지 측면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하나는 트럼프가 파리 기후 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미 대화어린아이 달래는 장난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ICBM이 하와이로 향해 발사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시키는 일일 뿐, 북한의 경제를 돕는 과업이 아닌 것 같다.

 

요약하건대 분명한 것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한인들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에 나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리영희 선생이 수미일관 주장했듯이 현상 유지, 다시 말해서 분단 상태를 지속시키는 일이었다. 현재 핵 문제가 답보 상태에 있더라도 남한이라도 먼저 끝없이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철도 연결 사업, 개성 공단 재개 학문과 예술 그리고 스포츠 교류 등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것들은 아직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마지막으로 웃기는 말씀 하나를 첨부한다. 혹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트럼프가 코로나19에 확진되어 병원에서 치료 받는 모습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것은 대체 무슨 치졸한 심리일까?